日 방류 설비 시운전 시작…국내 수산업계 ‘직격탄’ 우려
전문가들 “제주용암해수’, 오염수와 혼합될 가능성 전무”
오리온제주용암수 공급처인 용암해수센터 ‘낙관적 전망’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각계각층으로부터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각계각층으로부터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이동림 기자] 일본 정부가 올여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한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 후쿠시마 제 1원자력 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약 2주간 원전 오염수 방류 설비의 시험 운전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힌 바 있다.

이는 오염수에 물을 섞어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원전 앞 1㎞ 바다에서 방류하기 위한 확인 절차다. 시험 운전 때에는 오염수 대신 고인물을 사용하지만, 여전히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20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삼중수소 말고도 오염수에 들어 있는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핵종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핵종들이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돼 먹거리부터 인간 유전자(DNA)까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프리픽 제공]
[사진=프리픽 제공]

그러나 지금도 일본 후쿠시마에서 건지는 생선에서 대량의 세슘이 검출되고 있으며, 이는 해양 방류 후 어류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사성 물질은 해류뿐 아닌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가기에, 어업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과 가까운 한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 중국 연구진의 최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일본이 방류를 시작하고 약 1년 안에 오염수가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하고 약 10년 후에는 태평양 전역으로 퍼진다.

앞서 독일 킬 대학 헬름홀프 해양연구소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약 200일이 지나면 제주 해안에 오염수가 밀려든다고 했다. 이로 인한 즉각적인 피해는 한국 수산업계가 입을 경제적 타격이다.


◆ “제주용암해수, 오염수와 혼합될 가능성 전무”


그렇다면 제주 수자원인 제주용암해수는 안전할까. 다행히 원전 오염수 방류 시 해양심층수와 달리 일본 원전 오염수를 포함하고 있는 바닷물과 혼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해양수산부 ‘해양심층수 법률’에 따르면 용암해수는 제주동부지역에 부존하는 염지하수로 분류돼 있다. 물속에 녹아 있는 염분 등의 총 용존고형물이 2000㎎/ℓ 이상인 암반 대수층 안의 지하수로 수질의 안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자연 상태의 물을 먹는 용도로 사용하는 원수로 정의됐다.

이런 원수가 현무암층에 의해 여과돼 항상 청정하고 유용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또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돼 육지의 지하로 스며든 물로서 유기물 및 병원균 등이 거의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제주도 해안지대 ‘용암해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 해안지대 ‘용암해수’.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수를 제공하는 제주도 산하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 측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용암해수센터 측은 <뉴스캔>에 일본 방류 시 ‘용암해수’에 미치는 영향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주 용암해수센터 박사는 “200m 이하 바닷물에서 끌어 올리는 해양심층수와는 달리,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제주도 아래 현무암층에 의해 자연 여과되면서 스며든 제주의 청정 수자원”이라며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육지에서 취수하기 때문에 방류된 물이 1㎞ 이상 겹겹이 형성된 현무암층을 뚫고 들어와 용암해수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이를 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용암해수 물리 화학적 변동 특성(온도‧미네랄‧pH‧염도 등) 및 지질 특성(용암해수가 현무암층 사이로 이동한 거리, 취수 지점 지질 특성) 심층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용암해수센터 측은 방사성 물질에 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현재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인 세슘, 스트론튬, 삼중수소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을 연 1회 지속해서 실행한 결과, 지난해까지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향후 추가 항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 재차 시행할 계획이며, 용암해수 원수를 공급하는 지자체와 공조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는 2011년 8월부터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일반산업단지 내에서 제주용암해수를 1만5000t을 생산해 오리온제주용암수 등 18개 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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