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채용 취소’…애먼 구직자만 피해
농심 창업주인 고 신춘호 회장의 3남이 경영

메가마트 인사팀이 지원자들에게 보낸 사과 메일. [사진=독자 제공]
메가마트 인사팀이 지원자들에게 보낸 사과 메일. [사진=독자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다른 회사 면접을 준비하며 메가마트 과제도 병행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다른 회사에 더 집중할 걸 그랬다. 시간을 뺏겼다는 생각이 든다. 인성 검사와 포트폴리오 작성에 들인 시간과 정성은 누가 보상해주나.”

‘2023년 하반기 농심그룹 메가마트 대졸 공채’ 모집이 한 달 만에 ‘내‧외부 경영 이슈’로 인해 중단되면서 일부 지원자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메가마트 인사팀은 14일 면접 전형 대기자들에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채용 중단 사실을 알렸다.

이로 인해 애먼 취업준비생들만 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다. 회사 측이 정확히 밝히지 않지만, 최종 면접을 앞두고 취소 통보를 받은 지원자는 10명 규모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메가마트가 신입사원 지원자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경영악화를 이유로 채용 절차를 무기한 연기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점포수는 줄고 있다. 지난해에 양평점 등 3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 내년에는 매출의 5분의 1을 담당하던 남천점이 폐점할 예정이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지원자에 대한 보상이나 대비책 마련’을 묻는 본지 질의에 “지원자들이 다음 채용에도 지원한다면 현재까지 진행된 전형부터 이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에 이번 면접 대기자만 별로도 전형을 진행할지, 다음 기수 지원자와 함께 진행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농심 창업주인 고 신춘호 회장의 3남이 경영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사진=메가마트 제공]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사진=메가마트 제공]

이런 가운데 청년 구직자를 울린 메가마트에 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메가마트는 농심그룹의 계열사다. 이 회사의 대표는 농심 창업주 고 신춘호 명예회장의 3남이자 신동원 농심 회장의 동생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맡고 있다.

메가마트는 1999년까지 신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았으나, 2000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지난해 신 부회장이 지난해 6월 경영에 복귀하며 23년 만에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가마트는 2021년 영업손실이 148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70억원으로 줄었다. 신 부회장이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적자 폭을 줄인 셈인데 이번 공채 중단도 그의 경영 방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액은 전년(5048억원)보다 10% 감소한 4503억원으로 1999년(3328억원) 이후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2017년부터 6년 연속 적자 상태다.

한편 메가마트는 지난달 5~19일까지 구매(MD), 기획, 마케팅 등 직무에서 대졸 신입사원 전형 신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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