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영업적자 줄이고도 긴축 재정 기조
투자금 조달과 연관…기업가치 반토막 우려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컬리 제공]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컬리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컬리가 경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악재 속에서도 매출은 늘리고 적자는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모양새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증가한 5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액은 407억원으로 35.3% 감소했다. 1분기, 2분기 모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0%, 31.6% 줄여왔다. 이로써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1억원 축소됐다. 컬리는 이번 매출 성과에 대해 “마케팅비 절감과 물류·배송 효율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3분기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나 감소했다. 범위를 1∼3분기로 확대하면 누적 광고선전비는 156억원 줄었다. 재사용 포장재(컬리퍼플박스) 보급과 드라이아이스 자체 생산 등으로 포장비도 72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선방에도 불구하고 컬리는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는 기조다. 흑자 전환이 시급한 컬리는 긴축 재정 기조를 연말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연내 흑자를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투자 조건에 의해 자칫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흑자 전환 사활 거는 컬리…“기업가치 변동 없어”


이처럼 컬리가 최근 각종 비용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올해 초 투자금 조달과 연관이 있다. 컬리는 연내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기업가치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조건으로 5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에쿼티)와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올해도 적자가 이어지면 전환우선주 전환비율을 1대1에서 1대1.8462343로 조정한다는 투자 조건도 내걸었다.

즉, 컬리가 올해도 적자가 나면 전환주 1주를 보통주 1주가 아닌 1.8462343주로 조정해야 한다. 이 경우 주당 발행가액은 6만6148원에서 3만5829원으로 낮아진다. 기업가치도 약 1조5000억원으로, 이전 기업가치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여파로 올해 초 컬리의 기업공개(IPO)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투자금 회수 부담이 커진 앵커에쿼티로서는 반발할 여지가 크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뉴스캔>에 “지난 2021년 12월 앵커에쿼티의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감안해 이뤄진 것으로 기업가치 변동은 없다”고 답했다.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도 추가로 희석된다. 전환비율 조정 시 김 대표의 지분율을 단순 계산하면 현재 5.92%에서 5.7%로 0.22%포인트 떨어진다.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은 매년 지적돼왔다. 

실제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은 올해 초 IPO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며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을 문제 삼았다. 컬리는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의무보유확약서를 받고 나서야 거래소의 예심을 통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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