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통' 이재근 독주 속 양종희와 접점 뚜렷한 비은행 부문 대표군도 약진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KB금융그룹이 양종희 체제 출범과 동시에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놓고 하마평에 휩싸인 모습이다. 그간 KB그룹은 부회장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그룹 후계자 발굴에 각별했던 만큼, 허인·이동철 전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KB 2인자'가 누구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울러 당초 KB그룹의 새 리더십으로 유력시됐던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위원회의 직무정지 중징계를 통보받자, 그 공백을 채울 KB그룹 내 새 인물론에 더욱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현재 그룹 안팎에서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기환 KB손해보험(KB손보) 사장,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등이다. 이들 3인방이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게 업계 중평이다.


◆ '적통' 이재근 국민은행장, KB 차기대권에 가장 근접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현재 2인자로 가장 유력시되는 인사는 단연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다. KB그룹은 전통적으로 행장 커리어를 보유한 이들에게 대체로 회장 직을 내어줬던 터라 이 행장이 '적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인 전 부회장도 국민은행장 출신이다.

다만 양 회장의 경우 비은행권 출신 초대 지주 회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적통론이 향후 이 행장의 그룹 2인자 등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 행장은 지주와 은행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끝에 '최연소 행장' 타이틀을 거머쥔 그룹 내 거물급 인사다. 지주에서는 비서실장,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 상무 등 중책을 맡았다. 국민은행에서도 판교 지점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전무,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한 끝에 지난해 행장에 취임했다.

이재근호 국민은행의 실적도 순항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8554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원톱'을 이어갔다. 최대 경쟁자인 하나은행과는 실적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올해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 행장은 이렇듯 지주와 은행권을 넘나드는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포함해 리더십까지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2인자 등극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는 게 내부 중평이다.


◆ KB손보 김기환, 양종희 회장 신임 각별...비은행 계열사 강세 굳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보 제공]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사진=KB손보 제공]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도 지주 2인자 후보군으로 손꼽히는 인사다. 정부의 은행권 압박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를 키워야 한다는 그룹 차원의 인식 확산도 김 대표의 몸집을 키우는 배경이다. 

KB손보 대표를 맡았던 양 회장이 김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도 각별하다. 이들은 과거 윤종규 체제에서부터 호흡을 맞춰 왔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현 그룹 후계구도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라는 평이 파다하다. 무엇보다 KB손보는 그룹 계열사 중 순이익 기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KB손보 사장 직은 그룹장으로 직행할 수 있는 하이패스로도 여겨진다.

이 밖에도 그룹 내 '재무통'으로도 불리는 김 대표는 지주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맡은 바 있어 그룹 자금 흐름에 밝다는 게 강점이다. 게다가 양 회장에 이어 그룹 내 최대 순이익을 내고 있는 KB손보를 양호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도 차기 리더십으로 발탁될 명분을 더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기환호 KB손보의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803억원으로,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KB증권(3611억원)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양 회장이 KB손보를 맡았을 당시 기업 인수합병 등으로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면, 김 대표는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폭발적인 수익을 실현하며 비은행 계열사가 주류로 올라서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 행장의 최대 경쟁자로 김 대표를 지목하는 내부 시선도 적잖다.


◆ 국민카드 이창권, 인수합병 전문성 토대로 지주 후계구도 진입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국민카드 제공]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국민카드 제공]

그룹 '전략통'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도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현재 그룹 2인자 하마평에 올라와 있는 인물이다.

이 대표는 2011년 국민카드 물적분할을 원활하게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5년 그룹 전략기획부로 복귀해 당시 양종희 전략총괄 부사장과 함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을 매듭지었다. 그 이듬해에는 현대증권 인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그룹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지주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치며 상승가도를 탔던 그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KB라이프생명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해 국민카드 사장으로 취임하며 그룹 후계구도에 발을 들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다만 국민카드의 실적 부진은 이 대표의 2인자 등극에 허들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카드의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24억원으로 전년 동기(3523억원) 대비 22.7%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국민카드 태국법인 등을 중심으로 실적이 오르는 등 해외사업 성과가 도출되고 있어 이 대표의 리더십에 달렸던 의문부호도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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