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렬 시공부문 대표, 올 상반기만 23개 전국 현장 찾아 안전점검 및 교육

[편집자 주] 최근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업계가 안전사고 예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전 점검을 위해 시공사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아 위험요인을 점검하는가 하면 안전 장비 도입을 위해 스마트 기술 실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설사도 등장하고 있다. 또 공사 현장을 3차원(3D)으로 구현하고 공정별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는 중대재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회사 이미지를 사수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정렬 반도건설 대표가 직접 자사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반도건설 제공]
이정렬 반도건설 대표가 직접 자사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반도건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이후 국내 건설현장에서 안전규제 강화에 혼선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5년 연속 중대재해 0건으로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건설사가 있다. 바로 반도건설이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중처법 시행 이전부터 현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5년 연속 무사고 기업이라는 영예의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정렬 반도건설 대표의 공고한 안전경영 철학이 이러한 안전관리 문화 정착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중처법 시행 후에는 자사 전국구 건설현장을 직접 돌며 안전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개선점 시정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독자적 안전관리 매뉴얼을 구축해 각 현장의 중대재해 발생률 최소화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반도건설이 5년 연속 중대재해 0건이라는 업계 모범 사례를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체계적인 안전관리 매뉴얼 구축에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현재 반도건설은 자사 임직원 안전교육을 비롯해 ▲본사-현장 안전경영 프로세스 확립 ▲대표이사 안전관리 실태 점검 및 교육 ▲협력사 안전관리 매뉴얼 공유 ▲사내 안전보건활동 우수사례 치하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중대재해 5년차에 접어드는 올해에도 '전사적 안전보건문화 정착'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안전관리 강화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반도건설 고유의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반도건설의 중대재해 제로 선진 사례에 호평을 남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건설 중견이나 대기업들도 촘촘한 안전보건 체계 구축에 나섰음에도 올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는데, 시공능력 기준 중위 건설사가 5년째 안전사고가 없다는 것은 안전경영에 대한 경영진 철학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라며 "중처법 시행 후 건설사들이 앓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이 회사 사례만 보면 건설업계가 자체 노력으로 안전보건에 대한 선진적 문화를 충분히 정착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건설은 현재 안전보건 경영방침 세부안으로 전년 대비 재해율 50% 이상 감축, 스마트 안전관리 및 모니터링 기술 현장 적용, 안전보건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 안전관리 공인 외부감사 평점 상향 평준화, 협력사 안전보건 체계 구축 지원 등을 제시하며 실천에 나서고 있다.


◆ 이정렬의 현장 경영, 반도건설 '중대 제로화' 등불 되다


이정렬 반도건설 대표가 건설현장 순회 점검을 하는 중이다. [사진=반도건설 제공]
이정렬 반도건설 대표가 건설현장 순회 점검을 하는 중이다. [사진=반도건설 제공]

반도건설의 시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렬 대표이사는 1992년 입사해 시공, 안전 부문 등을 두루 거치며 말단에서 경영진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는 중처법 시행과 함께 사내 안전보건 체계 확립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를 위해 중대재해 제로화의 일환으로 건설현장 근로자의 추락, 낙하, 끼임 등 다발 사고율을 3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9년부터 5년간 현장사고 발생 '0'라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9월 안전보건리더회의에서 반도건설을 중대재해 예방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무엇보다 반도건설 최고책임자인 이 대표의 '현장 경영'이 중대재해 제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올 상반기에만 자사 임원들과 함께 무려 전국 23개의 현장을 순회 점검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 충청, 영남 등 전국 각지 현장을 두루 방문해 고층작업자 추락 및 장비 끼임 등 위험요소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교육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각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현장 안전사고는 작은 실수와 방심으로부터 시작된다"라며 "회사 차원의 중대재해 제로화 달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내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안전보건문화 정착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현장 근로자들을 직접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반도건설은 매월 첫 주면 전 임원들이 자사 건설현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현장 근로자 교육도 병행 중이다.

또 이 대표는 반도건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신설된 ESG 전담조직을 통해 친환경 설계·공법 개발, 협력사 상생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협력사에 대한 안전보건 매뉴얼 공유로 중대재해 제로화 연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7월에는 협력사 프로그램으로 도출된 톱다운 램프슬래브 특허 등록도 마쳤다.

이 기술은 지하 공사 시 상부에서부터 램프슬래브 장비를 활용해 순차적으로 역타시공이 가능하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크게 향상된 면모를 보인다.

이와 관련, 반도건설 관계자는 "현재 ESG 상생 경영을 통해 건설현장 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신종 공법을 적극 개발 중"이라며 "램프슬래브도 협력사와 공조를 통해 개발된 안전관리 상향 공법으로, 전국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대재해 5년 연속 0건인 반도건설은 지난해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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