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물, 토양·수질 오염유발에 인체에도 자극
"제설제로 과수원 나무 죽어" 대법원 판결로 벌금사례도
국내 기업들, 해양폐기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 출시 눈길

이상기후로 눈이 많이 내리면서 제설제 사용량 또한 급증하고 있어 생태계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상기후로 눈이 많이 내리면서 제설제 사용량 또한 급증하고 있어 생태계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캔=신아랑 기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눈이 많이 내리면서 제설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 오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사용한 제설제만 약 50만 8000 톤으로 3월에 내릴 눈을 생각하면 평년보다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설제는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소금과 물이 반응하면서 빙판을 녹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요오드화 칼륨, 요오드화 마그네슘, 칼슘 염류 등이 제설제 구성물질이 된다.

문제는 겨울철에 주로 사용되는 이같은 제설제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제설제는 녹는 빙판과 함께 물중으로 유출되면서 지표면의 오염은 물론 지하수나 수로 등 수질 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염화칼슘은 고농도로 적용되면 토양 '산도(pH)'를 낮추고 토양 구조를 손상할 수 있다. 식물에 직접 접촉할 경우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제설제는 피부나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길이나 차량 등의 표면을 부식시키거나 훼손할 수 있다. 여기에 따른 보수비용도 그 만큼 발생한다.


◆ 제설제 주요 성분, 과일 죽이고 물고기 떼죽음 유도


실제로 2010년 경기도 이천시 도로변 과수나무들이 말라 죽었으며, 과수원 주인은 한국도로공사에 피해보상을 신청한 사례도 있다. 당시 대법원은 “도로공사가 설치·관리하는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매연과 제설제 염화물 성분이 과수원에 도달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도로공사가 과수원에 884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2015년 대전 유성천 일대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 역시 하천으로 유입된 염화칼슘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국내외에서는 제설제로 인한 피해들이 속출하면서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촉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생태계 보호와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 제설제 대신 열을 이용해서 녹이는 등의 기계적인 방법, 포장재 사용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기술적인 도전과제가 따른다는 이유로 도입이 어려웠다.


국내 기업들, 해양폐기물로 친환경 제설제 만들어 


그런 와중에 해양폐기물로 여겨지던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든 국내 스타트업 스타스테크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골편을 활용해 부식 억제 효율을 높이고, 환경피해를 줄이는 친환경 제설제(ECO-ST1)를 개발했다. 특히 철 부식과 콘크리트 파손을 최소화하면서 보수하는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또 불가사리 추출공정 이후 발생하는 부산물을 비료로 상품화해서 추출공정 또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사이클링 하고 있다. 불가사리 역시 정부와 협의해 무상으로 수급함으로써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환경적인 가치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환경표지인증 획득은 물론 조달청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됐으며, 국내외에서 친환경 제설제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폐기물로 취급받던 불가사리나 굴 패각으로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하면서 각 지자체가 이를 구매하면서 환경보호에 동참했다. [사진=스타스테크]
해양폐기물로 취급받던 불가사리나 굴 패각으로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하면서 각 지자체가 이를 구매하면서 환경보호에 동참했다. [사진=스타스테크]

버려지던 굴 패각을 재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도 주목받고 있다. 도로관리 통합솔루션 업체인 제일트레이딩은 굴 패각의 석회질을 활용한 제설제 개발로 우수한 품질과 제조 기술력을 인증받으며 벤처기업인증을 획득했다.

이 기업 역시 해양폐기물 처리와 동시에 환경을 생각한 제품을 출시한 것인데, 도로와 동식물에 피해가 적고 제설 성능은 우수한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연구개발에 투자해왔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친환경 제설제를 생산하는 기업과 함께 지자체들 역시 제설제의 친환경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명도시공사는 겨울 폭설 대비 친환경 제설제를 구매하며 "기상이변에 따른 폭설 등 겨울철 폭설과 한파에 대비하기 위해 환경 영향이 적은 친환경 제설제를 구매했다"면서 “겨울철 안전사고 대비는 물론 환경문제까지 고려해 고객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서울과 경기, 전남 등의 지자체 역시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며 일치감치 월동준비에 나섰다. 

환경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지자체별로 다른 재정 상황과 가격 등의 이유로 아직도 친환경 제설제가 외면받는 경우도 있어 각 지자체의 예산편성과 집행에 있어 중앙정부의 역할이 더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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