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한샘, 지난해 부동산거래 위축 여파에 실적 '데드크로스'
계열사·中법인 정리, 부동산 처분 등으로 내실 다지기 나서
한샘, 지난달 론칭한 '한샘몰' 그룹 최대 신규 먹거리로 육성

한샘이 오픈한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사진=한샘 제공]
한샘이 오픈한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사진=한샘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 건설업계 시황 악화로 인해 국내 가구업계 1위 기업인 한샘(대표 김진태)이 지난해 경영실적에서 첫 마이너스 전환을 맞았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한샘은 중국향 부대사업과 국내 부실 계열사들을 대거 정리하며 과감한 조직 개편을 시도하는 한편, 시장 흐름에 부합한 신규사업 개시로 새 먹거리를 모색하는 등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14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에 따르면 상승세를 이어왔던 한샘의 실적은 지난해 데드크로스했다. 지난 2021년 2조2312억 원이었던 기업 매출이 지난해 2조1억 원으로 10%가량 줄었고, 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한샘이 지난 2002년 코스피에 상장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한 것.   

한샘은 이렇듯 실적곡선이 꺾이자 즉각 대응에 나섰다. 재정 긴축 등 보수적 대응이 아닌 공격적 투자를 지속해 실적 부진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샘 위기극복 프로젝트의 골자는 '선택과 집중'이다. 실적 부진에 놓인 계열사와 사업부를 대거 정리해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를 늘린다는 과감한 구상이다.  

실제로 한샘은 최근 계열사인 '한샘도무스'와 홈리모델링 중개 자회사인 '인스테리어' 합병을 단행했다. 흩어졌던 인프라를 중앙 모기업으로 집중시킨 것. 아울러 지난해 말 중국시장 진출과 시공사 교육을 위해 운영했던 중국 현지법인인 '한샘장식'에 대한 정리 수순을 밟았다. 

특히 중국향 전초기지였던 한샘장식을 정리한 것은 현지 리모델링·인테리어 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사업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샘 측 설명이다. 이는 사실상 수익성이 모호한 중국시장 개척 사업을 당분간 보류하며 국내 사업 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당분간 중국에 잔류한 한샘투자유한공사와 베이징한샘인테리어 등을 통해 B2B(기업간 거래)에만 집중하며 현지 사업에 대해선 '현상유지'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샘은 자사주와 기업소유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며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디지털, 홈리모델링 등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주주 IMM PE가 진행한 한샘 주식 공매를 통해 자사주를 처분하며 약 410억 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서울 방배동·상암동 본사 사옥 매각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리모델링의 전 과정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진행 할 수 있는 '한샘몰'을 리뉴얼 론칭했다. [사진=한샘 제공]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리모델링의 전 과정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진행 할 수 있는 '한샘몰'을 리뉴얼 론칭했다. [사진=한샘 제공]

◆계열사에 해외법인까지 정리한 한샘의 새 투자처는


한샘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은 디지털전환의 일환으로 지난달 론칭한 '한샘몰'이다. 한샘몰은 홈리모델링 견적·계약·시공·A/S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를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하는 '쌍방향 옴니채널'도 구축해 업계 내 독자적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샘은 한샘몰 송파점 개업을 시작으로 향후 한샘몰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샘몰의 가장 큰 특징은 온오프라인 연동성이다. 송파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의 가격표 QR코드를 스캔하면 앱(app) 장바구니로 등록돼 상담부터 계약·시공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오프라인 방문 전 한샘몰 앱을 이용해 원하는 제품을 미리 살펴볼 수 있고, 온라인 상담 예약도 가능하다.

아울러 A/S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무한책임 리모델링' 시스템도 지난해부터 도입, 운영하고 있다.

한샘은 주택거래량 등 부동산·건설 시황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한샘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취재에서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거래 실적이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에도 영향이 있었다"라며 "경영진도 시장상황 등 대외적 요소에 회사 실적이 좌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 개편과 신사업 투자를 즉각 단행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