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냉장고, 전국 약 11만 개 매장 50여 만대
문 설치 시 전력 사용량 50% 감소, ' 2270GWh'
한국전력, 유통업체 문달기에 59억 지원 계획

전기 절약을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내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기 절약을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내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캔=신아랑 기자]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냉방비 폭탄이 우려되는 가운데 전기 절약을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바람이 거세다.

한국전력공사와 대한설비공학회에 따르면 식품매장의 개방형 냉장고를 문이 달린 냉장고로 개조·교체하면 전력 사용량이 50%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개방형 냉장고는 전국의 약 11만 개 매장 50여 만대로,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할 경우 전국 61만 6000가구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2270GWh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2021년 3월부터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사업 후 전력 사용량이 사업 전 대비 평균 52%, 여름철에는 최대 63% 절감됐다. 일부 편의점 매장을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하는 BGF리테일도 최대 64%까지 전력 사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효과가 입증되자 한국전력은 올해 유통업체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59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소상공인에게는 지원금을 1.5배로 상향해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가 전체의 에너지 소비 절약을 유도하고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통한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트 내 개방형 냉장고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문이 달리지 않은 개방형 냉장고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전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냉장고 문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식품매장에 설치된 개방형 냉장고의 문 달기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 한국전력공사, 식품 유통업체,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참여한 식품 유통업체는 롯데마트,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GS더프레시 등 5곳.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냉장고 문달기’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냉장식품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식품 안전을 향상하고 에너지 절감과 탄소 중립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오고 있다.

이번 협약 내용은 ▲식품판매 매장에 도어형 냉장고 설치 ▲냉장고 문달기 설치비용 지원 ▲개방형 냉장고의 문 설치·운영과 관련한 기술지원, 정보제공 ▲소비자·영업자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강화 등이다.

식품 유통업체 5곳은 서울지역 내 자사 지점의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 냉장고로 전환하는 데 동참하고 운영성과를 검토해 향후 전국적으로 도어형 냉장고의 설치·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더 많은 영업자가 냉장고 문 달기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내용을 교육·홍보하는 등 냉장고 문 달기 시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비자들도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전국의 소비자 7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냉장고 문으로 인한 구매의 부정적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냉장고 문 달기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1위(중복선택 가능)가 냉장고 내부 온도가 낮게 유지돼 더 ‘안전한 식품 섭취가 가능해진다는 점(62.6%)’, 2위가 냉장고 문 설치로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탄소 중립으로 인한 지구환경 보호 효과(40.0%)’를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또한 ‘에너지 절감으로 인한 전력 부족 해소(29.8%)’도 주요 이유였다.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에서 만난 박수찬 씨(45)는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하면서 에너지 절감은 물론 더욱 신선한 식품을 보장할 수 있는 거 같다”며 “정부와 기업에서 나서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 3분기 전기 요금에 '촉각'


한편, 일각에서는 3분기 전기요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kWh당 8원 인상했다. 전기료는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올랐으며, 올해 1분기에도 정부는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을 인상한 바 있다.

이런 결정은 40여 일 지연되며 뒤늦게 발표된 가운데 3분기(7∼9월) 시작을 앞두고 또다시 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2분기 요금 인상이 발표된 지 1달여 만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 고시에 따라 한국전력은 오는 16일까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요금 인상 요인은 오는 15일께 공개되는 3분기 연료 수입 무역통계 가격에 따라 계산된다. 한전은 오는 21일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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