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강요 아닌 선물…윗선 개입 없다”

[사진=프리픽. 기사 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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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캔=이동림 기자] 최근 중소기업에서 폐쇄적‧권위적인 기업문화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 진원지는 강남 고속터미널역과 왕십리역 지하상가 등에 쇼핑몰을 운영하며 연 400억대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는 엔터식스다.

조선비즈를 포함한 다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엔터식스의 일부 지점에서 한 점장(임원)이 김상대 회장과 이상욱 사장의 생일 챙기기에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논란이 된 것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선물수금 행위다. 임원이 직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계좌번호를 공유하고 회장·사장 생일선물 명목으로 연간 세 차례씩 돈을 걷어왔다는 것이다.

수금 한 임원은 이 과정에서 돈 낸 직원들 각각의 지점과 직책‧직급, 이름 등 개인정보를 기입하고 제출 금액을 정리한 표를 단체방에 공개했다고 한다. 당시 수금액은 직급에 따라 최소 4만원부터 최대 30만원까지 다양했다.

이렇게 사장 생일선물 비용으로 모인 금액은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돈을 회장·사장에게 선물할 육류세트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급기야 설날, 추석 등에도 돈을 각출했다.

이에 대해 엔터식스 측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윗선 개입은 부인했다. 관계자는 “이 일은 퇴사한 전 지점장이 벌인 일로, 강요가 아닌 선물 드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회장이나 사장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회사 내 그러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의혹이 제기된 연차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지점들이 거의 자율 근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유통 분야는 주말에 매출이 상승하는 측면이 있어 주말 근무를 하고 평일을 쉬는 방식 등으로 운영되며, 못 쉬면 당연히 연차 수당이 제공되고, 유연한 근무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풀리지 않는 의혹은 있다. 단순히 회장·사장의 환심을 사고자 점장 한 명이 이번 일을 벌였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다. 또 불미스러운 일로 논란이 불거지는데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자가 없다는 것도 미스터리다.

부디 당사자는 직접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선의’를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건을 조용히 무마하기 위해 개인 일탈로 면피한다면 스스로 ‘갈취’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직장 비위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폐쇄된 기업 환경과 권력적 위계 구조 등을 꼽는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원들이 잘못된 관행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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