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장현국, 금융당국 규제 강화안 환영하며 로우키
마브렉스, MBX 코인 67% 전량 소각으로 신뢰 회복 시도

장현국 대표가 1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위메이드 2023년 3분기 프리뷰 미디어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방송 갈무리]
장현국 대표가 1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위메이드 2023년 3분기 프리뷰 미디어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방송 갈무리]

[뉴스캔=박진용 기자] 최근 대형 게임사들의 가상화폐(코인) 발행과 그에 따른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하방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회계·공시 지침 제정법이 국회에서 채택된 데 이어, 금융당국의 코인 발행사에 대한 감시·규제망도 두터워졌다.

이는 가상화폐 활황 흐름에 동승한 게임업계가 '게임 머니' 등의 용도로 발행한 코인이 무소속(더불어민주당 탈당) 김남국 의원의 투기 논란과 게임사의 '유령 매출' 논란 등에 휩싸인 것이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위믹스(WEMIX), 마브렉스(MBX) 코인을 발행한 게임업계 '큰 손' 위메이드와 넷마블 자회사인 마브렉스는 금융당국의 빗장 조치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거나 자사 코인을 대거 소각하는 등 코인 발행업계의 신뢰도 제고와 인식 개선에 발벗고 나선 모양새다. 


몸 낮춘 위메이드 장현국 "'가상자산 세부공시 의무화' 규제 환영"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전날(11일) 발표한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 지침'에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자사가 발행한 위믹스 코인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를 겨냥한 사정당국의 수사 압박에 몸을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발행사 등 사업자로 하여금 가상자산 비유통 보유량과 유통량을 모두 공시토록 했다. 비유통 코인까지 발행사의 '유령 매출'로 회계처리되는 사례 등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조치다.    

장 대표는 이날 "기술 혁신의 산업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규제와 제도화"라면서 "(위메이드는) 유통량 관련 공시를 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위믹스는 공시 없이 시중 유통량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4개 코인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바 있다. 이에 위믹스 코인은 지난 2월 재상장을 결정한 코인원 거래소를 제외한 주요 거래소에서는 여전히 거래가 불가한 상태다.

아울러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지난 2021년 9월경 위믹스 코인에 20억 원가량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60억 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 약 80만 개를 보유했고, 이를 지난해 2월 말, 3월 초에 걸쳐 현금으로 인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렇듯 위믹스가 일련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가격이 지난해 12월 기준 200원대로 급락하자, 위믹스 투자자들이 손해가 막심하다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에 장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감출 것이 없기에 모든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련 검찰 수사와 기업 이미지 손상 등의 파고를 조기에 극복하기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평이다.

마브렉스 코인 [이미지=마브렉스 갈무리]
마브렉스 코인 [이미지=마브렉스 갈무리]

넷마블 마브렉스, 자사 코인 67% '눈물의 소각'  


장 대표의 기자회견 당일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마브렉스도 오는 19일 자사의 MBX 코인 6억7000만 개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마브렉스가 발행한 총 10억 개 중 무려 67%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앞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멤버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소각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9%가 찬성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MBX 코인 6억7000만 개는 마브렉스의 사전 공시 후 오는 19일 전량 소각된다. 이번 조치는 시스템 개편 차원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나, '김남국 코인'으로 지목된 데 따른 가격 하락 등 여파 수습과 신뢰도 회복이 본질이라는 평가다.

김남국 코인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의 진상조사단은 정계 인사와 가상화폐업계 사이에 비거래 정보 유출 등의 유착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넷마블과 마브렉스는 비공개 정보를 제공한 바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으나, 타격은 불가피했다.

마브렉스는 올 하반기 중 보다 강화된 수준의 토큰 소각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며, 게임 토크노믹스 개편 기반의 코인 유틸리티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신뢰도 높은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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