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작업중지권, AI 재해예측 시스템 도입 등 중대재해 예방에 다각적 노력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 사업장의 안전관리 강화와 보건체계 확립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I(인공지능) 장비 등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와 업계 최초로 적용한 작업 중지·열외 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의 산업현장 관리는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을 0순위로 생각하는 철학에 기반한다. 근로자들의 건강 상태와 현장 변동성을 두루 감안해 공기를 맞추기 위해 작업을 강요하지 않는 근로문화 정착에 힘써왔다.   

현대건설의 안전관리 최우선 철칙 중 하나가 '근로자 안전 확보'다. 이 회사가 2021년 도입한 근로자 작업중지권은 중대재해 관리 이슈가 관통한 건설업계에 귀감을 불어넣은 혁신적 제도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이 시행 중인 작업중지권은 현장에 사고 유발 위험요소가 감지될 경우 근로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당일 근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장 관리자가 아닌 QR코드를 이러한 절차를 밟을 수 있어, 근로자가 작업 열외 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AI 장비를 통해 낙상·충돌·화재·유독성물질 등 위험요소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도 이뤄지고 있어 작업중지 절차도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여기에 근로자들이 현장 개선점과 그에 따른 여러 고충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신문고 형태의 온라인 창구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러한 제도가 운용된 이후 현장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안전사고 건수도 매년 꾸준히 감소하며 중대재해 제로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 근로자들이 'H-안전지갑'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QR코드를 찍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근로자들이 'H-안전지갑'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QR코드를 찍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작업중지권과 함께 당일 현장 작업에서 일시적으로 열외할 수 있는 작업열외권도 현대건설의 사업장 보건체계 확립을 앞당긴 제도다. 이는 동하절기 냉온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작업자들을 적극 배려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정당한 사유로 작업열외권을 사용한 근로자는 당일 임금의 절반을 수령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 사업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안전교육 이수와 작업 능동화를 장려하는 'H-안전지갑' 제도도 운용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작업 투입 전 안전교육을 이수하거나 사고 없이 당일 작업을 완료했을 경우 소정의 포인트가 제공되며, QR코드 인식으로 스마트폰 앱에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다. 작업현장 위험요소나 개선점을 보고할 경우에도 포인트가 지급된다. 

이렇게 지급된 포인트는 네이버 페이로 현금화할 수 있으며, 근로자들 역시 이같은 인센티브제에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직원이 로보틱스 시연회에서 시공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AI 스마트 장비를 교육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 직원이 로보틱스 시연회에서 시공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AI 스마트 장비를 교육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스마트 현장관리', AI로 재해 예측까지


아울러 현대건설은 근무환경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장비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장 안전관리자들이 배치돼 있지만, 현장 곳곳의 모든 상황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촘촘히 살피는 로봇을 사업장에 배치하거나 CCTV를 활용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는 관제탑 개념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특히 지난 2020년 빅데이터에 근거해 사업장 내 재해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른바 '재해예측 AI 시스템'은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낙상, 충돌, 낙하, 화재, 끼임 등 지난 10년 동안의 현장사고 사례들을 데이터화해, 현 사업장의 사고발생 가능성과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담당자가 착공 전 현장의 세부 정보들을 입력하면 AI가 자체 분석해 사고 발생 가능성은 물론, 대응 매뉴얼까지 제시하는 방식이다.

작업장 내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AI 로봇 '스팟'도 현대건설 안전관리의 중추로 지목된다. 4족 보행 타입인 이 로봇은 육안으로 선뜻 파악하기 힘든 위험요소들을 감지해 현장 컨트롤타워와 작업자들에게 알림을 보낸다.   

현대건설 측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부터 근로자 안전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면서 "작업중지권을 시작으로 AI 기반 스마트 관제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현장 사고도 대폭 주는 추세다. 올해도 중대재해 제로 원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