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일러 등 해외사업 비중 70%대 돌파
귀뚜라미, 현지 맞춤형 전략 토대로 2030년 해외사업 비중 50% 목표

경동나비엔 서울 본사 전경.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 서울 본사 전경.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 등 국내 보일러업계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며 K-보일러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시장은 100만 대 고지를 돌파한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수요가 늘어 지난해 기준 많게는 140만 대 수준까지 파이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일러 내수 과포화로 인해 향후 시장 규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북미, 유럽, 중국, 러시아 등 해외 보일러 시장은 향후에도 국내 보일러사들의 개척 여치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IMARC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가정용 보일러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5%의 성장률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등 국내 보일러업계 투톱의 해외 진출도 활발한 상황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보일러업계 수출도 활황기를 맞은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보일러·온수기 수출액은 6300억 원대로, 이는 전년 대비 4.9% 수준 증가한 수치다.


◆ 경동나비엔,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 향한 날갯짓...북미 공략 박차


경동나비엔은 글로벌 유수의 냉난방공조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그간 꾸준히 북미 등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 왔다. 실제로 경동나비엔의 해외사업 비중은 2019년 56.68%에서 4년 만인 지난해(3분기)에는 70.9%로 늘었다. 

최근 이 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단연 북미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1월 북미 최대 규모의 냉난방공조 전시회인 'AHR EXPO 2024'에서 자사 신제품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NPF)'와 출시를 앞둔 수처리 시스템 등 친환경·고효율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경동나비엔은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 도약 기치 아래 꾸준히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 개발 및 현지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경동나비엔 미국 법인을 거점 삼아 연 470만여 대 규모인 현지 난방기기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이 회사가 북미 진출 선봉장으로 내세운 모델은 유해가스 배출, 진동·소음 등에 대한 안정성을 대폭 높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다. NPF는 저진동 설계가 적용됐고,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NPF와 별개로도 경동나비엔의 콘덴싱보일러 현지 점유율은 31%로, 이는 이 회사가 북미 난방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경동나비엔이 북미에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저탕식 온수기가 상용화된 북미에서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를 선보이며 시장 판도에 균열을 불어넣고 있다.

실제로 북미 콘덴싱 온수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2만여 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경동나비엔 등 국내 보일러업계의 꾸준한 현지 진출 노력에 지난해 기준 80만여 대 수준까지 폭풍성장했다. 이 중 경동나비엔 온수기의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달한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외에도 중앙아시아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에서도 보일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2000년대 초부터 세계 최상위 냉난방 기술력을 토대로 북미, 유라시아 등지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 왔다"면서 "현재 전세계 47개국에 냉난방 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글로벌 최고의 냉난방 토털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제품 개발과 영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 귀뚜라미, 203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 50% 상향 목표


러시아 최대 냉난방 전시회인 '아쿠아썸 모스크바'에 참가한 귀뚜라미보일러 부스 전경. [사진=귀뚜라미그룹 제공]
러시아 최대 냉난방 전시회인 '아쿠아썸 모스크바'에 참가한 귀뚜라미보일러 부스 전경. [사진=귀뚜라미그룹 제공]

보일러업계의 또 다른 강자 귀뚜라미보일러도 해외사업 비중을 점차 넓혀가며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귀뚜라미 냉난방 제품이 수출되는 곳만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 20개국에 달한다. 

이 회사의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대 수준이다. 아직 내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며 오는 2030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연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위해 글로벌향 영업·R&D(제품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신제품 개발은 물론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 주요거점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방점을 두고 있는 북미,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을 시작으로 주변국으로 점차 수출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귀뚜라미보일러 해외사업 전략의 핵심은 '현지 맞춤형' 기술로 요약된다. 그 일례로 귀뚜라미는 지난 1999년 중국 천진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뒤 현지에 최적화된 저탕식 보일러 모델을 개발하고 현지 영업망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석탄 등 기성연료를 가스로 전환하는 중국 정부 차원의 '석탄개조사업'에 발맞춰 고효율·친환경 콘덴싱 가스보일러, 복수의 보일러나 온수기를 연동하는 캐스케이드 시스템 등을 집중 보급하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노후보일러 교체나 연료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귀뚜라미 고유의 초고효율·친환경 보일러 기술이 소구력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현지 수요도 매년 증가세에 있는 만큼, 영업망도 촘촘히 구축해 현지 경쟁력과 영향력을 비약적으로 높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귀뚜라미의 글로벌 사업은 미국시장으로도 뻗어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미국 보일러·온수기 업계 톱5 기업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며 현지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두텁게 놓은 상태다. 이후 현재까지 북미 현지 사정에 최적화된 신제품과 현지 판촉망 확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 그리스 등지에서도 '귀뚜라미' 브랜드파워를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한편, 귀뚜라미그룹은 기존 보일러 전문기업에서 매출 1조 원대(그룹 연결 기준)의 종합 냉난방 에너지토털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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