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뉴스캔 배모니카 기자

[뉴스캔=정현호 기자] 우리나라 출산율이 경제협력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10년째 꼴찌를 기록했다. 정부가 16년간 280조원의 출산대책 예산을 투입하고 얻은 결과다. 특히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조사(잠정)' 결과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합계출산율, OECD 평균의 절반도 못미쳐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중 꼴찌를 면치 못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만 하더라도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6년 1.17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07명 떨어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유지해왔다. 2017년부터 2022년(잠정)까지는 1.05명→0.98명→0.92명→0.84명→0.81명→0.78명이었다.  

시도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은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는 하락하겠지만 그 이후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수, 20년 전 '반토막'

합계출산율이 낮아지는 만큼 출생아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수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에 있어서도 지난해 4.9명으로 2021년에 비해 0.2명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출생아수와 조출생률이 모두 역대 최저치라는 점이다.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7000명이었으나 지난해 20년 만에 반 토막이 됐다.

출생아수와 합계출산율 [자료=통계청]

30년 전인 1992년(73만1000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34.1%)으로 떨어졌다. 24만9000명 가운데 15만6000명은 첫째 아이였고 둘째는 7만6000명, 셋째 이상은 1만7000명에 그쳤다.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전년보다 16.8%, 20.7% 급감했다. 전체 출생아 중 첫째 아이의 비중은 62.7%, 둘째 비중은 30.5%, 셋째 이상은 6.8%로 나타났다.

◆ 혼인 건수 줄고 하더라도 늦게 결혼

저출산화가 굳어지는 것은 혼인 통계치에서도 확인된다. 혼인 건수가 갈수록 줄고 혼인을 하더라도 늦게 하는 성향이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19만 20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게 나타났다.  

혼인 건수는 2021년(19만 3000건)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35세 미만 연령층의 출산율이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35세 이상 연령층의 출산율은 증가했다. 결혼 후 2년 안에 낳은 출생아 비중은 31.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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