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유지 어려워 잇단 폐업
소청과 ‘폐과’ 선언 “천직이지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캔=신아랑 기자] 저출산화가 심화되면서 분유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 시장 규모는 2897억 원으로 5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이 같은 시장축소로 식품시장서 분유 사업을 철수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2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분유 브랜드 앱솔루트 5개 품목 중 저가 제품인 앱솔루트 본을 유통사에 납품하지 않으면서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앱솔루트 본은 1982년 출시된 매일맘마를 2016년 재단장해 출시한 제품이다.

LG생활건강도 영유아 식품 사업 진출 10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유아 전문 브랜드 베비언스 공식 홈페이지에 분유, 영유아 음료 등 식품군 생산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스킨케어, 세정제 등 제품들은 네이버 스토어나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LG생활건강 측은 "저출산 장기화로 베비언스 식음료의 수요가 위축돼 관련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롯데제과 역시 파스퇴르의 이유식 사업 부문을 종료했으며, 남양유업도 일부 분유 제품을 단종시켰다. 

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출산 심화, 수입 분유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유 소비가 하락해 영유아 식품 시장 철수를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분유 사업 대신 성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단백질 관련 제품이나 다른 식료품 군으로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사진=프리픽 제공]
 [사진=프리픽 제공]

 


◆ ‘경영난’으로 소아청소년과, 유치원 잇단 '폐업'


이 같은 현상은 식료품을 넘어 의료계, 교육기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서울 시내의 소아청소년과의원 10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연구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개인병원(의원) 중 소아청소년과는 456개로 2017년 521개보다 12.5% 줄어들었다.

특히 5년 전보다 수가 줄어든 개인병원 진료과목은 총 20개 중 소아청소년과와 영상의학과뿐이다. 소아청소년과는 2017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서울 시내 개인병원 중 소아청소년과는 456개로 2017년보다 12.5% 줄어든 456개로 확인됐다. 수가 줄어든 개인병원 진료과목은 소아청소년과와 영상의학과 뿐이다. [사진=서울연구원 인포그래픽스]
서울 시내 개인병원 중 소아청소년과는 456개로 2017년보다 12.5% 줄어든 456개로 확인됐다. 수가 줄어든 개인병원 진료과목은 소아청소년과와 영상의학과 뿐이다. [사진=서울연구원 인포그래픽스]

앞서 지역 소아청소년과 개원 의사들이 주축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저출산과 낮은 수가 등으로 수입이 계속 줄어 동네에서 기관을 운영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폐과를 선언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이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년간 소청과 662개가 경영난으로 폐업했지만, 소청과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도 줄폐업 사례가 잇따르고있다. 

보건복지부의 ‘보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어린이집은 3만923개로 집계됐다. 2013년 4만3770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어린이집 폐업의 가장 큰 이유 역시 저출산으로 인한 경영난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210만3055명인 영유아(0~5세)는 2027년 173만1098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어린이집 폐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