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호텔서도 노키즈존 활발...논쟁 여전해
CNN, 한국 ‘저출산율’ 꼬집으며 노키즈존 주목

[일러스트= 배모니카 기자]
[일러스트= 배모니카 기자]

[뉴스캔=신아랑 기자] 국내 노키즈존 양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해외에서도 노키즈존은 수년 전부터 논란거리다. 특히 비행기에서의 노키즈존은 여전히 각국에서 '뜨거운 감자'다. 

말레이시아항공은 2012년 A380 도입 당시 이코노미석 일부를 ‘콰이어트존(Quiet zone)’으로 설정하고, 12세 이하의 아이와 동승자를 이 좌석에 배정했다. 하지만 고객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으면서 규정을 완화해 운영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2013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쿠트항공은 ‘스쿠팅사일런스(ScootinSilence)’ 좌석을 도입해 12세 이하 어린이 이용을 제한했다.

최근에는 튀르키예의 한 항공사가 6만원을 더 내면 조용하게 이용이 가능한 노키즈존 계획을 내놨다. 외신에 따르면 코렌돈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카리브해 섬나라 퀴라소 항공편에 ‘성인 전용 구역’을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432석 규모 항공기에 노키즈존은 102석 배정될 예정으로 우리 돈으로 약 6만4000원을 추가하면 노키즈존 좌석 예약이 가능하다.

해외 항공사들이 여행객이 조금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키즈존 좌석을 도입하고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해외 항공사들이 여행객이 조금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키즈존 좌석을 도입하고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해외에서는 노키즈존 대신 ‘차일드프리 존(child-free zone)’이나 ‘킨더프라이초네(Kinderfreizone)’, ‘콰이어트 존(quiet zone)’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결국, 아이의 부재라는 점에서는 한국의 노키즈존과 일맥상통한다. 

건물 전체에 아동 출입을 금지하는 호텔도 있고, 아이를 동반한 승객이 탈 수 없는 기차 지정 칸도 있다. 


◆ CNN “한국 노키즈존...의구심” 보도


이처럼 국내외에서 노키즈존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미국 CNN이 “한국 노키즈존이 성행하는 상황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보도해 눈길을 끈다.

CNN은 “어른들이 방해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려는 노키즈존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눈에 띄게 인기를 끌었다”며 “카페와 식당에서 아이들을 막는 것은 출산 장려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 출산율이 0.78명으로 일본(1.3명)이나 미국(1.6명)보다 현저히 낮은 것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주요국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합계출산율(2022년)은 전년 대비 0.03명 줄은 0.78로 역대 최저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총 24만9000명으로, 전년(26만600명)보다 1만1500명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감소율은 4.4%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은 지난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CNN은 한국의 출산율을 꼬집으면서도 2012년 한국의 식당에서 발생한 화상 사건에 주목했다. 

2012년 한 식당에서 어린이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어린이가 화상을 입는 일이 발생했다. 푸드코트에서 한 종업원이 아이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고 자리를 떴다며 비난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됐으나, 경찰의 폐쇄회로영상(CCTV) 분석과 해당 상황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급반전됐다.

영상에서는 종업원이 국을 들고 이동하는 중에 아이가 뛰어와 부딪치고는 다른 곳으로 달려갔고, 아이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한 부모로 화살이 집중됐다. 하지만 부산지법이 업주와 식당 종업원에게 4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동시에 사회적 갈등 양산으로 번졌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근까지도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5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9%가 노키즈존에 찬성했다. 반대 뜻은 24%를 기록했다.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전체 응답자 중 69.0%(중복응답)가 ‘어린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아서’라고 답했다. ‘피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어서’라는 응답도 6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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