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신생아 수 올해 최대 감소폭인 1만명대 기록...주거지 이동도 '바닥'

신생아가 줄어드는 양상이 짙어지면서, 한국의 인구절벽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프리픽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국가적 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2만 명 아래로 추락한 월 단위 신생아 출생 건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채 저공비행을 이어가고 있어 저출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고령층 사망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고령화 진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의 신생아 감소폭과 고령층 증가폭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인구절벽 위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국력 저하는 물론, 고령화에 따른 노후복지 인프라 부족과 사회적 비용 지출이 국가적 문제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 신생아는 줄고, 고령자는 늘고...신생아 감소폭 1만 명대 돌파 


실제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세가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출생한 신생아 수가 점차 줄고 있는 것.

27일 통계청이 공개한 '8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국내에서 출생한 신생아 수는 총 1만8984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2.8% 감소했다. 지난 7월 신생아 수가 전년동월과 비교해 6.7%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 8월은 올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사망자 수는 3만540명으로, 전년동월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고령화로 인해 고령층 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8월까지 누적 집계된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여진이 있었던 지난해 누적 사망자 수의 8%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된 이후 중대 사망 요인이 사라지면서 사망자 수가 줄었음에도 출산율이 급감함에 따라 전체 인구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 통계에 따르면 결국 지난 8월에만 전년동월 대비 1만1556명의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폭이 1만 명대를 상회한 것은 올 들어 처음으로, 저출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별 신생아 수를 살펴보면 지난 8월에는 전년동월과 비해 대구, 세종 등 3개 시·도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에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출산율은 OED국 가운데 꼴찌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러스트=뉴스캔 배모니카 기자]
 한국출산율은 OED국 가운데 꼴찌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러스트=뉴스캔 배모니카 기자]

여기에 결혼율도 고꾸라지고 있다. 지난 8월 혼인 건수는 1만4610건으로 전년동월과 비교해 1108건(7.0%) 줄었다. 지난 1분기(1~3월) 엔데믹 영향으로 최대 21%대 수준으로 치솟았던 결혼 건수가 하락세로 꺾인 것이다. 올해만 봐도 지난 4월 감소 시그널을 보였다가 5~6월 잠시 반등하긴 했으나, 지난 7~8월 들어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밖에 이혼 건수도 8057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169건(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율 저하로 부부세대가 줄면서 이혼율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 도처에 '인구절벽' 시그널...주거지 변경도 50년 만에 최저치


인구절벽 시그널은 출생율, 사망율에 국한되지 않는다. 생산가능인구의 핵심인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핵심 지표인 주택수요도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것.

인구이동은 통상 결혼으로 새 주거지를 찾는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견인해 왔다. 그러나 청년층 인구는 물론, 결혼율까지 감소하면서 주택 수요도 쪼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9월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인구이동 수는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동을 제외하고 시(市) 단위로 거주지를 옮긴 이주자는 지난달 45만 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7000명(1.6%) 줄었다. 이로써 이주자 37만8000명을 기록한 지난 1973년 이후 50년 만에 저점을 찍었다.

앞서 지난 7~8월 주택 매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활기를 띠자 인구이동도 2만 명대 수준으로 반등했으나, 이내 3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주거 유동성이 큰 청년층의 결혼 감소와 주거 유동성이 낮은 고령층 인구의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도 풀이된다. 그 결과 인구 100명당 이주자 수를 표기한 인구이동률은 지난 9월 10.7%로 전년동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힘든 20대에서 전년동월 대비 인구이동이 1만6000명 줄었고, 상대적으로 주거 안정성이 높은 큰 50대와 60대에서도 인구이동이 각각 1000명, 2000명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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