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삼성·포스코 등 육아휴직 보장 및 난임치료 지원 등 폭 넓은 사내복지

대한항공은 여성 직원이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한 퇴사 고민을 하지 않도록 육아휴직, 산전후휴가, 가족돌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여성 직원이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한 퇴사 고민을 하지 않도록 육아휴직, 산전후휴가, 가족돌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0.7명대를 기록하며 사실상 인구절벽과 직면했다.

지금의 저출산을 유발한 다양한 원인이 분석되고 있지만, 그중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현실장벽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육아휴직을 제대로 보장받기 힘든 직장 내 문화와 경력단절 우려에 지레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여성들의 경우 출산을 적극 고려하기엔 경력을 포기하고 육아에만 전념하거나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또는 프리랜서로 전환해야만 하는 등 현실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다. 커리어를 통한 자아실현은 출산이나 육아를 포기해야 가능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2030세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한국의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기존 0.7명대에서 0.6명대로 하락세를 걷고 있는 것. 이제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지구촌에서 소멸시계가 가장 빠른 국가로 손꼽히는 현실이다.

이에 최근 적극적인 출산·양육 지원제를 도입해 근로자들의 일과 삶 병행을 도우려는 기업들이 있다.


◆ 육아 지원에 진심인 이 기업들, 삼성·SK·대한항공·포스코


최근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내 출산·육아 지원책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우선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여성 인력 공채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출산으로 인한 여성 근로자들의 경력 단절을 기업 차원의 손실로 인식하고, 이를 예방할 만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정 기준 이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육아·난임·자녀돌봄 휴직제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육아휴직 기간의 경우 현행법상 자녀 1명당 최대 1년인 반면, 삼성은 자녀 1인당 최대 2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적용 기준 또한 파격적이다. 육아휴직 법정 기준은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가 휴직 대상이나, 삼성은 만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까지 휴직 대상에 포함된다.

난임 휴직제 또한 삼성의 상징적인 출산 지원책이다. 최대 1년 동안 많게는 3회에 한해 난임휴직이 허용되고, 휴직 중 의료비까지 제공된다.

다섯째 아이 탄생을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 김진태 TL 가족의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다섯째 아이 탄생을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 김진태 TL 가족의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그룹도 출산·육아 지원에 각별한 공을 쏟고 있다. 출산율 확대 사내 캠페인을 펼 정도다. 인구절벽이라는 국가적 재앙을 앞둔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에 관대한 기업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초산 연령이 높아진 만큼 자사 근로자 부부의 난임 치료와 시술에 필요한 휴가를 기존 3일(유급 1일, 무급 2일)에서 5일(유급)로 확대한 한편, 여성의 체외 및 인공수정 시술 등 난임시술 비용도 횟수와 무관하게 지원하고 있다.

SK온은 올 초 네 쌍둥이를 출산한 직원에게 1년간 육아도우미 2명을 지원한 사례로 기업계에 귀감을 보였다는 평가다. 육아도우미 지원비가 마련된 경로도 인상적이다. 사측에서 지원된 2개월치를 제외한 나머지 10개월의 비용을 최태원 SK회장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각각 5개월씩 사비를 털어 지원한 것.

여기에 SK온은 해당 직원이 네 쌍둥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비도 전액 지원해줬다. 이와 별개로도 SK온은 직원들에 대한 전폭적 의료비 지원 복지로 이미 기업계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대한항공도 여성 친화적 사내 정책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한항공 전체 직원 약 1만9000명 중 여성직원의 비율이 45%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여성 직원들이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이나 퇴사를 고민하지 않도록 육아휴직, 산전후휴가, 가족돌봄휴직 등 '모성보호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연평균 500명 이상이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아휴직을 쓰고싶어도 사내 분위기나 경력 단절 등을 우려해 쓰기 힘든 유리장벽을 걷어낸 셈이다.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육아가 상당히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회사가 육아를 사유로 그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게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역시 저출산 문제 해소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7년부터 포스코형 출산장려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난임 치료를 위해 연중 최대 10일까지 휴가 사용을 쓰도록 하고, 출산장려금도 첫 출산 시 200만원, 둘째 이후부터는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완전자율 출퇴근제, 전환형 시간선택제 등 일과 삶 병행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육아지원근무제를 폭 넓게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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