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에스티 합병 최종 관문 앞둬...스타트업 교육업체들도 합종연횡

메가스터디 본사 전경. [사진=뉴스캔DB]
메가스터디 본사 전경. [사진=뉴스캔DB]

[뉴스캔=박진용 기자]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추락하며 '국가 부도'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학령인구 파이 감소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저출산은 학령인구 감소로도 이어지며 교육업계가 점차 고사되는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생 수는 2012년 672만1176명에서 10년 만인 지난 2022년 527만5054명으로 21.5% 줄었다. 이에 지방 초·중·고교 상당수가 폐교됐고, 이러한 현상은 점차 수도권으로도 번져가는 양상이다. 심지어 올해 입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는 전국 181곳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학가도 학령인구 감소 위기 시그널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정원 중 1만3148명이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결원의 90% 정도는 지방대에서 발생했으나, 소위 '인(in)서울' 대학 31개교도 신입생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도미노 소멸이 예고된 비수도권 대학 중 4곳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교육업계는 인구 감소와 경기침체 위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기업 간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에 시장 파이가 크게 줄면서, 향후 동종업계 간 과도한 경쟁은 결국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중장기적 시각이 공유되면서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감... 온라인 교육업계, 합병 추진 급물살


15일 온라인 교육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과 에스티유니타스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두 온라인 교육업체의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여부가 아직 결정나지 않은 상태지만 이달 내 결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일부 강사를 자유계약(FA) 형태로 차출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국내 온라인 교육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합병을 승인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입시전문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메가스터디'로 업계 1위에 안착해 있고, 에스티 역시 공무원 취업 전문 온라인 교육인 '공단기' 브랜드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 본사 전경 [사진=에스티유니타스 제공]
에스티유니타스 본사 전경 [사진=에스티유니타스 제공]

메가스터디는 지난 2018년 설립한 '메가공무원' 브랜드로 공무원 취업교육 시장에 발을 담갔다. 이후 업계에서 스타강사로 알려진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간 구독 상품들을 대거 내놓으며 인지도를 굳혀갔다. 다만 사업 초기에는 수강생을 대거 유입시키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이후 적자가 이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점차 악화됐다.  

이에 지난 2022년 업계 톱으로 잘 알려진 에스티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 기류에도 불이 붙었다. 다만 공정위가 해를 넘기는 등 여전히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승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더 늘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커스-아모르이그잼 합병, 교육업계 합종연횡 '신호탄'


그에 앞서 지난 2020년에는 해커스가 동종업계 경쟁사인 아모르이그잼과 합병을 이뤄내면서 교육업계 합병 열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기도 했다. 사실상 해커스와 아모르 합병이 교육업계 합종연횡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평도 나온다.

또 올 초에는 교육 스타트업인 클래스101과 스튜디오바이블의 합병이 성사되면서, 온라인 교육사업의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그간 출혈경쟁이 치열했던 사교육 시장에서 이렇듯 합병 열풍이 부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불황이 겹친 데 따른 반사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전국적으로 전 연령대에 걸쳐 학령인구가 가파른 감소폭을 보이고 있고, 초·중·고 폐교에 대학가 정원미달이 일상화되면서다. 이는 곧 성인교육 시장으로도 거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는 것이 교육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구 감소와 사회 인식 변화 등의 영향으로 공무원 취업 경쟁률도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9급 경쟁률은 역대 최저치인 21.8 대 1로 나타났다. 이는 메가스터디와 에스티유니타스의 합병이 추진된 근본적 배경이기도 하다.

온라인 교육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가스터디와 에스티유니타스 합병의 경우 재정 이슈 극복이라는 이해관계가 깔려있지만 결국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 교육업계가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할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며 "계속해서 교육수요가 줄어드는데, 향후 교육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합치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일러스트=프리픽 제공]
 [일러스트=프리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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