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알루미늄·커피 찌꺼기...일반쓰레기로 '오인'
분리수거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매립 시 생태계 파괴
국내 일부 기업 ‘캡슐 회수 프로그램’ 환경 보호 나서

 [일러스트=이하나 기자]
 [일러스트=이하나 기자]

[뉴스캔=신아랑 기자] 집에서 편하게 마시는 홈 카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커피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캡슐 커피가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캡슐 커피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0%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 규모만 4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캡슐 커피는 머신만 있으면 빠르고 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원두와 달리 오랫동안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또 다양한 종류의 커피 캡슐로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고, 커피숍에 가지 않아도 저렴하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커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마다 사용량이 증가하는 캡슐 커피의 처리 과정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용한 캡슐 대부분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어 버려진다는 것이다.

커피 캡슐은 대체로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소재로 이뤄졌으며 커피 가루도 결합한 형태로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캡슐은 재활용 의무 대상 포장재 중 분리배출 표시 예외 품목으로 용기에 재활용 도안 및 재질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가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경우가 많다.

 캡슐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시선 또한 많아지고 있다. [사진=신아랑 기자]
 캡슐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시선 또한 많아지고 있다. [사진=신아랑 기자]

알루미늄이 일반 쓰레기로 버려져 매립되면 중금속이나 화학 물질이 축적돼 토양 생태계를 파괴한다. 또 미세 플라스틱은 토양 내 미생물의 움직임을 방해해 생태계를 교란하고 생물 다양성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환경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캡슐의 구조를 분리하기 쉽게 개선하고 커피 캡슐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일부 기업에서는 지속 가능한 커피 문화 확산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섰다.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캡슐 회수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두 기업은 사용한 캡슐을 재활용 백에 담아 오프라인 매장에 반납하거나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재활용 백 수거를 요청하면 회수해 가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스프레소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서울 관악구의 정안나 씨(38)는 “집에 손님이 많이 와서 버려지는 캡슐도 많은 편인데 회수 프로그램이 있어 편리하다”며 “언제든지 회수 신청을 할 수 있고, 사용된 캡슐이 재활용된다고 하니 탄소량 저감에 동참하는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네스프레소는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캡슐 수거를 신청하면 무료로 회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사진=네스프레소 홈페이지 캡쳐]
네스프레소는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캡슐 수거를 신청하면 무료로 회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사진=네스프레소 홈페이지 캡쳐]

이렇게 회수한 캡슐은 재활용 시설로 보내져 각각 분리되어 새로운 원로로 재활용된다.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은 자동차 엔진이나 자전거, 컴퓨터, 음료 캔, 생활 소재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커피 찌꺼기는 영양분이 풍부한 퇴비나 비료, 축산농가 바닥재, 발전소용 바이오 펠릿 등으로 재사용된다.

동서식품도 궤를 같이하고 나섰다. 동서식품은 올해 초 카누 바리스타 머신과 캡슐 커피를 선보였으며, 이달부터 캡슐 커피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배세현 동서식품 마케팅매니저는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카누와 소비자가 함께 실천하는 알루미늄 캡슐 재활용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카누 바리스타를 마신 뒤 간편하게 캡슐을 분리, 배출하고 나아가 자원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많은 분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역시 캡슐 커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캡슐 커피 소비를 금지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 시는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캡슐 커피를 공공예산으로 구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으며, 멕시코시티의 경우 2021년부터 캡슐 커피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 조치했다.

 동서식품과 네스프레소 등 커피 기업들은 커피 캡슐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사진=신아랑 기자]
 동서식품과 네스프레소 등 커피 기업들은 커피 캡슐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사진=신아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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