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적은 농가서 출하한 농축산물에 ‘인증’
출산물은 한우부터 실시...내년엔 돼지고기·유제품 확대
농가 매출 상승, 소비자 안심, 환경보호까지 '일석삼조'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정부가 농축산분야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정부가 농축산분야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뉴스캔=신아랑 기자]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구체적 실현방안이 제시되는 가운데 농축산분야의 발 빠른 온실가스 감축활동이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축산농가와 소비자, 지구가 상생할 수 있는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가 성과를 내고 있다.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는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농가에서 출하한 농축산물’에 부여하는 국가 인증제도다. 농산물은 2012년, 축산물은 2023년부터 인증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저탄소 인증농산물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사로 구성된 유통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주요 유통사를 통해 인증농산물을 판매한 결과 2013년 80억원, 2017년 352억원, 2019년 511억원 상당의 인증농산물이 판매됐다.

농식품부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인증 농가의 유통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2017년부터 매년 ‘품평·상담회’를 개최해 유통사 상품기획가와 인증 농가 간 1:1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품평·상담회 통해 백화점 입점, 수출 확대로 매출 ‘상승’


대표적으로 농업회사법인 대한포도는 품평·상담회에 참여해 백화점 등 대형거래처에 입점하고, 수출 상담을 통해 홍콩과 베트남으로 판로를 확대하면서 2017년 이후 연 매출이 5억 2000만원에서 15억 47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비료와 작물보호제를 절감하고 시설재배 시 에너지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매년 약 158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30년생 소나무 약 2만 그루를 심은 효과다.

이 회사 노병근 대표는 “많은 농가가 저탄소 인증을 취득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기회를 잡길 바라며, 유통물량을 늘려 전체적으로 농가의 소득이 향상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더욱 심화하면서 생산과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 인증 등 녹색 제품의 소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농업인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면서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인증품목 확대와 유통연계 지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축산물도 ‘탄력’...내년에는 돼지고기·유제품 확대


축산분야 온실가스는 지속적인 육류소비증가에 따라 가축 사육두수가 증가하면서 배출량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의 경우 2012년부터 인증제를 시행해 2022년 기준 65개 품목을 대상으로 8000호 이상의 농가가 저탄소 인증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으나 축산물은 저탄소 축산기술 등 인증기준이 확립되지 않아 저탄소 축산물인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1년여간 축산농가, 유통업계, 소비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민 정책 디자인단을 운영해 축산분야 탄소감축 활동을 발굴하고 저탄소 축산물인증기준을 마련했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농가서 출하한 농축산물에 부여하는 국가 인증제도 마크.[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농가서 출하한 농축산물에 부여하는 국가 인증제도 마크.[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해부터 유기축산물, 무항생제축산물, 농장 해썹(HACCP), 동물복지 축산농장, 깨끗한 축산농장 등 위생·안전, 환경 관련 인증을 1개 이상 받은 한우농가만이 저탄소 인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상반기에 27개의 한우농가가 저탄소 축산물인증을 받았으며 롯데백화점, 올가홀푸드 등이 이미 인증 농가와 계약해 엄선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저탄소 인증제 참여는 국민의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좋은 기회”라면서 “정부와 연계해 많은 한우 농가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인증 희망 한우농가를 추가로 모집하고 저탄소 축산물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저탄소 축산물인증 품목을 돼지고기와 유제품까지 확대해 가치 소비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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