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반도체 양대시장 석권 목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확보 총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러스트=배모니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러스트=배모니카]

[뉴스캔=박진용 기자] 이재용(56) 회장은 '글로벌 톱5' 기업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삼전)를 이끌고 있는 사령탑으로서 갑진년 새해에도 우리나라 재계를 주도할 인사로 손꼽힌다.

특히 그는 삼전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이미 글로벌 생태계 최상위로 우뚝 선 상황이나, 여전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만큼은 대만 경쟁사인 TSMC가 한 발 앞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 이재용 "2030년까지 반도체 양대시장 글로벌 1위" 목표


이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화성 지사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반도체 양대시장을 모두 석권한다는 비전 아래 삼전은 2030년까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73조원, 제조 인프라 구축에 60조원 등 총 13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전문가 1만5000명을 추가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에서 단일분야 투자로는 역대급 규모다.

이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1위인 TSMC를 추격하기 위해 반도체 파운드리를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2022년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인 ASML을 직접 방문하는 등 위탁생산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ASML이 현재 독점 보급 중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노광장비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경쟁력과 직결될 정도의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현재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대만의 TSMC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TSMC가 57.9%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삼전은 12.4%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도 두 회사의 점유율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삼전이 TSMC에 앞서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확보하고 글로벌 최초로 자사 반도체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신기술을 적용했으나, 고객사 확보에서 난항을 겪으며 업계 1위와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전의 고객망 확보가 어려운 배경으로 게이트올어라운드 신기술의 경우 생산수율이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꼽힌다. 파운드리 체인을 구축하기에 앞서 글로벌 고객사들을 확보해야 하지만 3나노 공정에 적용되는 신기술은 파운드리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알파웨이브 등 해외 유력 반도체기업들은 삼전이 4나노 공정에서는 안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3나노에서 만큼은 안정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사옥. [사진=삼성전자 제공]

다만 TSMC 또한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2나노 공정에 처음 접목하는 단계에 불과한 데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가 최근 공급망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이른바 '멀티 벤더'를 선호하는 만큼 삼전으로서도 업계 1위로 올라갈 동력이 생겼다는 희망적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전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1년부터 평택 2공장에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그 이듬해에는 평택 3공장 파운드리 라인까지 추가 가동에 들어갔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도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추가 구축한다. 약 500만㎡ 부지 규모의 현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총 21조원의 투자금을 투입할 계획으로,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 이재용號 삼전, 올해도 글로벌 톱5 기업 명성 이어가나 


이 회장이 이끄는 삼전은 지난해 말 브랜드가치 글로벌 톱5 기업의 영예를 안았다. 삼전 회장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이 회장이 올해도 삼전의 브랜드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며 세계 최상위 기업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해외 유력 브랜드컨설팅 전문기업인 인터브랜드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 자체 조사 결과 삼전의 브랜드가치는 총 914억달러(약 119조5000억원)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에 이어 글로벌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삼전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비롯해 백색가전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브랜드가치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브랜드의 기업가치 평가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재무건전성 ▲브랜드 인지도 및 소구력 ▲시장·기술 경쟁력 등 엄정한 잣대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세계적으로도 공신력이 높다는 평가다.

삼전은 앞서 2011년 브랜드가치 글로벌 순위 17였으나 불과 12년 만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최상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국내 기업 중 글로벌 100대 기업에 들어있는 기업은 삼전 외에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나아가 삼전은 반도체, 휴대폰 등 기존 주력사업 외에도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미래형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최첨단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향후 450조원을 투자하고, 5년에 걸쳐 총 8만여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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