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요 건설사들, 시니어 주택단지 조성사업 우후죽순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1000만 노인 시대에 진입했다. 이에 소위 '시니어주택' 공급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프리픽]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1000만 노인 시대에 진입했다. 이에 소위 '시니어주택' 공급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프리픽]

[뉴스캔=박진용 기자] 우리나라가 연간 출생율 0.6이라는 초유의 인구절벽 위기를 맞음과 동시에 노인인구 역시 1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총체적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렇듯 출산율 급감과 노인인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6.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고, 내년이면 노인 인구가 총인구의 20.6%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국내 인구 고령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의료(보건)·거주·일자리·연금 등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중 안정적인 노년을 보장하기 위한 '시니어(Senior) 주거' 확보도 사회적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제력이 취약한 노인들은 주거불안에 노출될 공산이 큰 만큼, 이를 해소할 만한 국가 차원의 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다만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임에도 현재 국내 시니어 주택단지 보급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에 보급된 시니어 주택단지는 총 39곳(8849세대)에 불과하다.


◆ 시니어 주택, 고소득층 노인 '주 타깃'...저소득층 주택 확산 시급


문제는 현재까지 보급된 대부분의 민간 시니어 주택은 경제 상위계층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공급되고 있어 중저소득층 노인들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니어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시세를 안정시키고, 그에 앞서 시니어 주택단지 확산을 촉매할 수 있도록 관련규제들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아울러 노인들이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시니어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여건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니어 단지 입주비나 부대 서비스비를 현실화하고, 운용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선구안을 갖고 각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시니어주택 개발 및 운영 세미나'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양완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연구원은 이날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조례와 국토계획법상 공공시설 유형에 노인복지주택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비계획에 노인복지주택 조성을 반영할 경우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걸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제공]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제공]

이어 "현재는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실시한 경험이 있어야 노인복지주택 위탁운영을 할 수 있다"며 "다양한 참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도 시니어 주택단지 보급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국토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말 화성동탄2택지개발지구 의료복지시설 용지에 국내 첫 의료복지시설인 '헬스케어 리츠'를 도입한다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복합개발이 가능한 시니어 타운 부지 공급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최적화된 노인 요양케어 서비스와 주거환경을 정착시켜 나간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1000만 노인인구 시대... 민간 건설사들, 시니어 타운 경쟁


이런 가운데, 최근 민간 건설사들도 1000만 노인인구 시대를 맞아 시니어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에 나서는 추세다. 국내 건설업계는 최근 고금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태, 원자재비 인상, 주택내수 침체 등 대내외 여건 악화에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에 해외사업, 신재생에너지분야 등으로 눈을 돌리며 새 먹거리 창출에 골몰해야 하는 실정에 놓였다.

민간 건설업계는 이러한 침체 터널을 극복할 새 대안으로 최근 시니어 주택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1000만 노인인구의 주거수요를 충족할 '실버 사업'이 거대 블루오션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건설사들의 시니어 주택사업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대우건설과 엠디엠 그룹이 합작품으로 선보이는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의 실버타운인 '스위트'가 대표적 사례다.

스위트는 전용 61㎡·84㎡에 총 536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주거형 하이엔드 오피스텔(전용 99㎡·119㎡, 총 842실)과 더불어 국내 최초로 세대공존형 주거단지로 조성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해당 단지에서는 전담 영양사가 준비하는 건강식, 청소와 분리수거를 책임지는 하우스키핑, 각종 스케줄 예약 등 비서 역할을 하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시니어 타운 건설이 활발하지만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주택 확대가 절실하다. [일러스트=프리픽]
 시니어 타운 건설이 활발하지만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주택 확대가 절실하다. [일러스트=프리픽]

한미글로벌의 부동산개발 자회사인 한미글로벌디앤아이도 현재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일원에 시니어 주택인 '위례 심포니아'를 개발 중이다. 심포니아는 총 115세대 규모로, 올 상반기 중 입주자 모집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도 시니어 주택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노후 파트너'가 주 컨셉인 시니어 주택단지를 경기 하남시 일원에 조성하기 위해 현재 개발인력 채용과 개발지 물색에 나선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부동산 개발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니어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노인인구 증가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단순히 주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가사전담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토털 실버타운' 조성 역량을 갖추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그는 "다만 사업성 등을 고려하면 중산,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시니어 타운 민자사업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주택을 보편화시키려면 우선 국책 공공사업이 활성화돼야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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