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8일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발표
"2027년까지 지금보다 사망자 수 20% 줄일 것"
기업·단체...독거 가정에 AI, 전화, 대면 소통 나서

[뉴스캔=신아랑 기자]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사회에 빠른 속도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의 원룸에서는 혼자 살던 50대 지체장애인이 숨진 뒤 두 달 만에 발견됐다. 다음 날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서는 60대 여성이 사망한 지 여러 달 만에 확인됐으며, 같은 날 광주에서도 홀로 지내던 7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이자 기초수급자로 가족 없이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2022년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한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에 달한다. 특히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보다 4배 이상 많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은 50∼60대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중장년층이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지 않은 점과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이처럼 사회에서 고립돼 홀로 생을 마감하는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18일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 수를 지금보다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계획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청년층에 대해서는 정서, 취업 지원을 하고 중장년층에는 건강관리, 안전, 가사, 재취업, 사회관계 관련 서비스를 각각 제공할 계획이다. 노인층에는 의료, 건강관리,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고독사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기관 정보를 연계하고, 고독사 실태주기 조사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면밀하게 관찰하기로 했다. 현재 시군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도 39개에서 229개로 대폭 확대한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은 "최근 우리나라는 1인 가구 중심의 가족구조 변화와 감염병 장기화로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의 임종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내놨다"고 강조했다.


◆ 기업·단체...'안부'로 소통하고 예방 나서


SK텔레콤과 금천구청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약 200가구를 대상으로 'AI 안부 든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정 기간 통신이 발생하지 않거나 전기 사용이 없는 상황일 경우, '누구 비즈콜'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안전을 확보하기로 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금천구청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약 200가구를 대상으로 'AI 안부 든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정 기간 통신이 발생하지 않거나 전기 사용이 없는 상황일 경우, '누구 비즈콜'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안전을 확보하기로 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런 흐름에 기업과 단체들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기술과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적 고립 가구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에 나선다. 서울 금천구청, 서울시복지재단, 한국전력, 행복커넥트와 공동으로 ‘AI 안부 든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

이는 일정 기간 통신이 발생하지 않거나 전기 사용이 없는 등 이상 상황이 예측되는 경우, SKT의 인공지능(AI) 음성 안내 플랫폼 ‘누구 비즈콜(NUGU bizcall)’을 활용해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현장 요원이 긴급출동해 대상자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SKT와 금천구청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약 200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향후 고립·고독사 위험 가구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서울시 고립 가구 지원 정책과 연계, 중증장애인이나 고령의 기초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안전 체계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AI 안부 든든 서비스와 같이 통합 관제가 가능한 돌봄 서비스는 고립위험이 큰 가구들의 안전한 생활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낙훈 SK텔레콤 Industrial AIX CO담당은 “고객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로서,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을 활용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기여하는 ESG 경영에 앞장서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hy는 '홀몸노인 돌봄 제공' 캠페인을 통해 프레시 매니저가 건강음료를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hy제공]
hy는 '홀몸노인 돌봄 제공' 캠페인을 통해 프레시 매니저가 건강음료를 전달하면서 안부를 묻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hy제공]

hy는 판매원을 활용해 홀몸노인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돌봄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홀몸노인 돌봄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는 프레시 매니저가 건강음료를 수혜 대상에게 전달하며 안부를 묻는 활동이다.

홀몸노인의 건강이나 생활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주민센터와 119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비대면 전달일 경우라도 문 앞에 제품이 쌓여 있다면 관련 기관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다수의 위기 상황을 발견해 조치한 경우도 적지않다. 

이외에도 hy는 공공기관과 지자체, 사회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을 강화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홀몸노인을 비롯한 여러 분야 복지 증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준걸 hy 고객중심팀장은 “전국에 있는 프레시 매니저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어르신들을 매일 방문해 고독사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hy만의 전국 네트워크로 더 많은 지자체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 강운 부사장과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센터장이 취약노인 ‘사랑잇는전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제공]
한국도로공사서비스 강운 부사장과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센터장이 취약노인 ‘사랑잇는전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제공]

공기업이나 단체들의 독거노인 돕기 활동도 눈에 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는 최근 한국도로공사서비스와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한 ‘사랑잇는전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봉사활동에 돌입했다.

사랑잇는전화는 기업 내 임직원과 취약노인이 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안전·안부확인 전화를 드리는 봉사활동으로,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임직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 강운 부사장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홀몸 어르신들의 고독사 예방 등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동참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지지와 안정을 드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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