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자기투자 관대한 MZ 소비층 집중 겨냥...팝업스토어 다양화

[편집자 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회적 반향이 뜨겁다. 비단 사회만이 아니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그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와 트렌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소득은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자산 축적에 몰두한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전략으로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의 판을 바꾸기도 했다. 직장 내에서는 '할 말은 하는' 당찬 샐러리맨이지만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선호한다. '꼰대'로 대비되는 기성세대와 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때로는 '뉴트로'에 열광하며 과거와의 대화에 나서기도 한다. 그야말로 지금은 'MZ시대'다. <뉴스캔>은 2023년 기획시리즈를 통해 생활 곳곳에서 MZ세대의 역할과 기대, 미래를 점쳐본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기업들이 MZ(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골몰하고 있다. 가치소비와 실체험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구매를 지향하는 MZ의 소비 트렌드에 걸맞는 마케팅을 전개하며 MZ 점유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아울러 자기투자에 관대한 MZ 소비층이 각계 최대 수요처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짧은 기간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팝업(pop-up)스토어와 체험형 매장 등이 대표적 산물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상품 체험을 제공하는 감각적 마케팅으로 2030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MZ를 잡아라" 유통업계, 팝업스토어 등 현장형 마케팅 심혈   


최근 국내 유통업계 최상위 사슬인 백화점의 MZ 마케팅이 괄목할 만하다.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한화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브랜드의 0순위 공략 지점은 단연 MZ 소비층이다.

물가 인상과 경기 둔화로 업계 수익구조도 현재 답보 상태에 머문 가운데, 이들 백화점은 MZ의 구매의지를 높여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간 매장 대형화와 고급화에 치중했다면 올해부터는 팝업스토어, 체험매장 운영 등으로 홍보 방식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모양새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30일까지 백화점 지하2층에서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만든 첫 번째 와인 브랜드 '메종 넘버나인' 팝업스토어를 연다. [사진=신세계 제공]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30일까지 백화점 지하2층에서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만든 첫 번째 와인 브랜드 '메종 넘버나인' 팝업스토어를 연다. [사진=신세계 제공]

현대백화점은 '그룹 2030비전'에 따라 지난 2021년부터 MZ를 정조준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여의도 더현대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250여 회에 걸쳐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오리캐릭터로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벤져스 어드벤처' 팝업스토어를 개장, 다음 달 10일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월트디즈니사와 국내 운영권 협약을 체결, 오는 7월 디즈니 공식 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오픈한다. 이 밖에도 각종 의류, 침구류, 인테리어용 굿즈 등 다양한 품목에 걸쳐 각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 소비자들은 현장체험 요소와 시각적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특히 완구류의 경우 유명 캐릭터를 전시한 팝업스토어가 캐시 카우가 되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연 이후부터 방문 고객수나 매출에서 확실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18일 경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오픈한 디즈니 매장에서 고객들이 인형과 캐릭터 용품을 고르고 계산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18일 경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오픈한 디즈니 매장에서 고객들이 인형과 캐릭터 용품을 고르고 계산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 주요 판매처에 팝업스토어를 대대적으로 운영하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고물가에 수요가 주춤한 명품 팝업스토어 대신 MZ향 컨셉의 감각적 팝업스토어를 집중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 센텀시티점은 오는 30일까지 백화점 지하2층에서 미국 유명 힙합 아티스트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첫 출시한 와인 브랜드 '메종 넘버나인' 팝업스토어를 연다. 해당 매장에서 와인을 구매하면 증정품으로 비니, 후드티 등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센텀시티점은 지난 2월에는 지하 2층에 8879㎡(약 2700평) 규모의 MZ 패션관인 '하이퍼 그라운드'(Hyper Ground)를 선보인 바 있다. 하이퍼 그라운드에는 신세계 고유 캐릭터인 '푸빌라'와 EBS 펭수를 투입해 MZ 고객층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건물과 토지를 매입해 'MZ세대가 찾는 실험적인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7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 신축 건물을 올려 MZ 전용관을 구축, 팝업스토어와 체험공간으로 채워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MZ 스트릿 패션 시장에서 급부상한 '떠그클럽'(Thug-club), '언더마이카'(Undermycar), '다크룸 스튜디오'(DARKR8M STUDIO) 브랜드 팝업스토어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 최근 핫한 스트릿 패션, 해외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팝업스토어로 부각시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라며 "신사동 매장은 아직 구체적 론칭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다만 MZ 마케팅의 새 전초기지로 키울 예정인 만큼 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떠그클럽’ 팝업 스토어. [사진=갤러리아백화점 제공]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떠그클럽’ 팝업 스토어. [사진=갤러리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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