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에 엄격한 MZ, '헬시 트레저' 일환으로 제로 제품 찾아
코카콜라·칠성, '제로' 탄산음료 및 소주 등 신제품 출시 잇따라

 [편집자 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회적 반향이 뜨겁다. 비단 사회만이 아니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그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와 트렌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소득은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자산 축적에 몰두한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전략으로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의 판을 바꾸기도 했다. 직장 내에서는 '할 말은 하는' 당찬 샐러리맨이지만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선호한다. '꼰대'로 대비되는 기성세대와 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때로는 '뉴트로'에 열광하며 과거와의 대화에 나서기도 한다. 그야말로 지금은 'MZ시대'다. <뉴스캔>은 2023년 기획시리즈를 통해 생활 곳곳에서 MZ세대의 역할과 기대, 미래를 점쳐본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최근 음료업계를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제로(Zero)'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 관리'에 방점을 둔 소비 트렌드가 자리매김하면서 제로 설탕, 제로 칼로리 제품이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

이에 제품명에 '제로'가 붙은 술, 음료들이 잇따라 선풍적 인기를 끌며 음료업계의 매출을 견인하면서, 기업들도 저마다 제로 슈거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술과 음료는 청년층 식생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자기관리에 엄격한 MZ 소비층 사이에서는 기왕이면 건강하게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는 이른바 '헬시 트레저'(Healthy Treasure, 즐거운 건강관리)가 대세다.

따라서 인공 감미료,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대체당이 첨가된 '제로 슈거' 술이나 음료가 기성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는 흐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설탕을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성인 1인 기준 하루 설탕 섭취 권장량을 기존 50g에서 각설탕 약 8개에 해당하는 25g으로 하향했다. 아울러 국내 30세 미만 청년층의 당류 섭취량이 WHO 권장량에 이미 육박했다는 유엔보고서도 나왔다. 

최근 음료업계에서는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제공]
최근 음료업계에서는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제공]

◆ '제로 슈거', MZ 겨냥한 음료업계 필수품목 자리매김


이렇다 보니 최근 음료업계에서는 당분을 극도로 낮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른다. 당분을 낮췄지만 대체당 첨가로 맛은 유지하면서 자기관리에 민감한 MZ의 니즈까지 반영한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는 것.    

실제로 주요 음료기업들은 하나같이 콜라·사이다를 비롯해 소주, 커피 등 다양한 품목에서 제로 슈거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에 성장세가 가파른 제로 슈거 시장에서 음료기업간 제2의 점유 경쟁 구도가 펼쳐지는 양상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로 슈거·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 2021년 기준 연간 약 2200억 원 규모다. 이는 지난 2016년(약 900억 원 규모)과 비교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또 업계에선 이러한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당분이 있는 음료와 맛이나 청량감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시장이 기존 음료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밖에 없다"라며 "올해 적어도 업계 매출 3000억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블루라임' 신제품.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블루라임' 신제품.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이렇다 보니 국내 탄산음료계에서 '투톱'을 이루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도 잇따른 제로 신제품 출시로 발빠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1일 천연 라임향을 첨가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인 '칠성사이다제로 블루라임'을 내놨다. 출시에 앞서 사전 조사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기존 칠성사이다제로 라인업에 라임향을 추가해 청량감을 더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번 제품은 휴대성이 높은 250㎖, 355㎖ 캔 제품과 500㎖ 페트병으로 출시됐다. 세부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탄수화물 최대 3%(500㎖), 나트륨 최대 1%(500㎖), 당류·지방·포화지방·콜레스테롤은 전부 0%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출시한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출시한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이와 함께 롯데칠성이 앞서 출시한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도 출시와 동시에 이달 누적 판매 680만 병을 달성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제품은 당류 대신 효소 처리된 스테비아와 에리트리톨을 첨가한 롯데칠성의 제로 슈거 야심작이다. 

새로 소주는 기존 제품과 다르게 과당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소주로, 맛을 결정짓는 과당이 배제됐지만 증류 성분이 더해져 기존의 풍미가 유지됐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 측은 "통상 제로 슈거 소주라고 하면 맛이나 풍미가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 R&D(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새로 소주는 출시와 동시에 20~30대가 주 소비층으로 잡혔지만, 소비 연령대가 점차 확산하는 추세에 있어 올해 매출총액이 13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카콜라 제로제로 신제품 [사진=코카콜라 제공]
코카콜라 제로제로 신제품. [사진=코카콜라 제공]

롯데칠성과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코카콜라도 제로 칼로리·카페인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로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오는 7월 칼로리와 카페인을 모두 뺀 '코카콜라 제로제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기존 '갈배 사이다'에서 당분·칼로리를 모두 제로화한 '갈배 사이다 제로' 신제품도 출시한다.  

기존 콜라, 사이다 라인업에서 당분뿐만 아니라 카페인, 칼로리를 전혀 넣지 않은 '더블 제로' 제품으로 시장 차별화에 나선 것. 이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이와 반대로 MZ 소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인다는 게 코카콜라의 구상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칼로리 프리(free) 음료시장이 확장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기존 제로 제품들이 호평을 얻었다"라며 "이에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주자는 취지로 칼로리와 카페인을 추가로 제로화한 '더블 제로'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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