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여론조사 결과 '1위 삼성전자, 2위 카카오'
MZ 구직자들, 초임 연봉 및 사내 복지 등 최우선시

[편집자 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회적 반향이 뜨겁다. 비단 사회만이 아니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그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와 트렌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소득은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자산 축적에 몰두한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전략으로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의 판을 바꾸기도 했다. 직장 내에서는 '할 말은 하는' 당찬 샐러리맨이지만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선호한다. '꼰대'로 대비되는 기성세대와 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때로는 '뉴트로'에 열광하며 과거와의 대화에 나서기도 한다. 그야말로 지금은 'MZ시대'다. <뉴스캔>은 2023년 기획시리즈를 통해 생활 곳곳에서 MZ세대의 역할과 기대, 미래를 점쳐본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MZ(2030세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은 어디일까. 채용정보 전문기업 인크루트가 청년층 취준생들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진 결과,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최근 수년간 '입사 워너비' 1위를 굳건히 지켰던 카카오·네이버 등 IT계 신흥 강자들를 제치고 MZ 선호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재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대촐 초임 연봉이 5000만원 이상인 데다, 월 1회 주 4일제를 시행하는 등 근로복지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청년층 직장인과 구직자들이 가장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급여 수준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개선을 통해 청년 인재들을 적극 영입하려는 삼성전자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인크루트는 최근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872명을 대상으로 '2023 대학생이 뽑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30개사다. 인크루트의 입사 워너비 기업 여론조사는 2004년부터 약 20년 동안 진행돼 온 만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주요 참고 지표로 삼고 있을 정도로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MZ 구직자들이 꼽은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위로 선정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MZ 구직자들이 꼽은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위로 선정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크루트에 따르면 삼성전자 입사를 희망한 응답률은 8.1%로, 이는 130개사 중 1위다. 또 삼성전자를 지목한 이들 중 14.1%가 공학·전자 계열인 만큼, 이과계열 학생들의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성별로 따지면 남성의 선호도가 우세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 입사를 희망한 MZ 취준생들의 과반수(56.3%)가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제도 등을 이 회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졸 초임을 5300만 원 수준으로 올렸다. 또 최근에는 월 1회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조사에서 지난 2013년까지 부동의 입사 워너비 1위 기업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다 2014년부터는 카카오, 네이버 등 IT계열 대기업들의 강세에 밀려 상위 10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나 최근 청년 인재 영입에 초점을 맞춘 사내 복지 및 급여체계 개선 행보를 보이면서 다시 여론조사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게 인크루트 측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MZ 선호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IT 대기업들은 이번 조사에서 전통강호의 재림에 한 순위씩 밀렸다. 

카카오. [이미지=뉴스캔DB]
카카오. [이미지=뉴스캔DB]

MZ 선호도 2위 기업은 카카오로, 이 기업은 7.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카카오 입사를 희망한 응답자의 27.7%는 입사 희망 사유로 우수한 복리후생을 꼽았다. 카카오는 청년 가치에 걸맞는 사내 복지로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입사 워너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현재 카카오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리커버리 데이'(회복일)로 지정해 직원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한편, 개인 취미를 비롯해 자기계발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카카오 입사 희망자의 상당수가 자연·의학·생활과학 계열로, 성별 비율은 여성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업 선호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던 네이버는 삼성전자의 약진에 올해 입사 희망 기업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올해 조사에서도 6.8%의 선호도를 기록하며 MZ 구직자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 본사.
네이버 본사.

네이버를 지목한 응답자의 33.9%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제도를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네이버 입사 희망자의 9.1%가 인문·사회·상경 계열로 나타나 문과계열 학부생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기업도 있다. 2.5%의 응답자가 입사를 희망한 삼성물산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MZ 인재 영입을 위한 급여체계와 근로 패턴 조정 등으로 이미지 상승 효과를 보며 이번 조사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삼성물산은 그간 인크루트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종합 10위권에 들지 못해 MZ의 가시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 뒤를 잇는 11위, 12위 기업도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그룹이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고, 올 상반기 1만 6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MZ 구직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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