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개 선착장서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10월부터 운항
"업무지구로 접근성 어려워"..."따릉이·버스 노선 확대할 것"

서울시는 10월부터 한강 리버버스 운영을 통해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2030년까지 연간 250만 명이 이용하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리버버스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10월부터 한강 리버버스 운영을 통해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2030년까지 연간 250만 명이 이용하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리버버스 조감도. [사진=서울시]

[뉴스캔=신아랑 기자] 서울시가 오는 10월부터 ‘한강 리버버스(River bus)’ 운항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한강을 이용한 새로운 수상 교통으로 육상 교통 체증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서울시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 노선을 확충하고,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고자 승강기 설치, 무인정산 시스템 도입도 확대했다.

또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고 있다. 교통 체증을 예방하고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자전거 도로망을 확장하고 자전거 전용 차로를 마련해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는 등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지만 출퇴근 혼잡 시간대의 교통 체증 해소에는 여전히 역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으로 등장한 게 리버버스다. 복잡한 노선의 육상 수단을 대신해 교통체증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리버버스로 평균 40분 넘게 걸리던 잠실(송파구)~여의도(영등포구) 구간 이동이 30분으로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마곡~잠실 사이 총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평일 1일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한다.

이를 위해 디젤엔진보다 이산화탄소를 48%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 8대가 도입된다. 편도 요금은 3000원으로 기후동행카드(6만 8000원)로는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리버버스가 도입되면 시민이 쾌적하고 편안한 출·퇴근길을 경험하며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게 될 것”이라며 “리버버스를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3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고 도시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연간 250만 명이 이용하는 수상 대중교통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서울시의 야심찬 각오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싸늘하다.

업무지구로의 선착장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시는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조정해 모든 선착장에 따릉이를 배치하고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선착장까지 5분 내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리버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수단을 바꿔 타야 한다는 불편함과 날씨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미봉책(彌縫策)’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환승 동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실패로 돌아간 한강 수상택시의 전례(?)가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수상택시 하루 평균 이용객은 100명 수준에 그쳤다. 당시 여론은 선착장이 주요 도로와 연결되지 않고 떨어진 접근성이 낳은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실패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한강을 이용한 수상 버스가 등장하는 셈이다. 게다가 시 재정으로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해 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리버버스 운영 조례안 비용추계서’를 보면 2024년부터 2029년까지 6년 동안 약 80억 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봤다. 시는 이 적자를 지방세 수입으로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리버버스 예산이 서울 시민 세금이라는 점과 떨어지는 접근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효용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비영리시민단체 서울환경연합은 “여러 차례 실패 사례로 거론된 수상택시를 보더라도 교통수단으로서 한강은 적합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밤섬은 람사르 습지이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며 한강의 생태적 기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리버버스가 교통체증은 물론 대기 오염의 환경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라지만 수상 교통으로 인한 수중 소음, 배출가스 등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오 시장의 한강 리버버스 도입은 지난해 해외 출장 중 영국 런던 템즈강에서 직접 체험한 교통수단으로 리버버스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출장 직후 사업을 구체화했다. 템즈강은 1997년 도입돼 연간 1000만 명이 이용하는 런던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이다. 템즈강의 선착장은 시가지하고 바로 붙어 있어 접근성이 쉽다.

이외에도 리버버스는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운행되는 리버버스, 뉴욕 이스트 강 리버버스, 베네치아 퍼블릭 바스, 시카고 리버 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도심과 강변을 연결해 시민들의 편리한 이동을 돕고 시내 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관광객들에게는 조망 등 볼거리도 제공하며 관광 산업 활성화의 역할도 해내고 있는 셈이다.

한강 리버버스가 해외 사례처럼 성공적인 수상 수단이 되려면 제일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수요 조사, 운영 계획의 철저한 검토, 서비스 품질 향상, 경제적 지원 등 현실적이고 계획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실패한 제2의 수상 수단으로 세금 낭비만 하는 사업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신아랑 기자
신아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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