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대우산업개발, 분식회계 사건에 사법리스크 직격
카카오모빌 가맹택시 계약 '분식회계' 의혹...금융당국과 전면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최근 기업계의 분식회계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모빌)의 분식회계 논란이 금융당국의 규제망에 올라 기업들의 회계 조작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이같은 사유로 대거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감사인 지정 시정조치를 받은 데다, 그에 앞서 1400억 원대 재무제표 위조 혐의로 사법리스크에 처한 대우산업개발도 기업회생에 이상영 회장의 구속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인 대우산업개발(대우산업)은 과거 분식회계 사건으로 극심한 진통을 앓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말 구속되면서 오너십 부재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지만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회장과 한재준 전 대표는 지난해 8월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그에 앞서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무죄에 대한 근거가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회장의 보석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 회장과 한 전 대표가 2016~2020년까지 5년 동안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 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공시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회수가 불가한 공사금 미수채권 등 허위 데이터를 앞세워 대손충당금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총 1438억 원에 달하는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이 밖에도 2022년 허위 재무제표 공시를 통해 금융기관 총 7곳으로부터 470억 원을 대출받은 사기 혐의를 비롯해 2013~2022년에 걸쳐 회삿돈 140억 원가량을 횡령한 것과 518억 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 기업계 분식회계 사례 잇따라...금융당국·법조계 철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대우조선해양 로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분식회계로 고초를 겪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하나은행이 대우조선과 안진회계법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우조선·안진 측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측 일부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당시 재판부는 대우조선으로 하여금 하나은행에 총 14억6000만 원을 지급토록 하고, 대우조선과 안진은 공동으로 6억2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앞서 대우조선은 한화오션에 인수되기 전인 2013~2014 회계연도의 재무제표를 자기자본 과대 계상 방식으로 허위 작성, 공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실제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이익을 낸 것 처럼 재무제표를 위조한 것이다.   

또 법원은 대우조선 고재호 전 사장과 김갑중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총 110억2500만 원을 정부에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고 전 사장은 지난 2017년 분식회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분식회계 사례도 잇따른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피노텍·지란지교시큐리티·SBW생명과학·한솔아이원스·JW바이오사이언스 등 5개사를 회계기준 위반으로 감사인 지정,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카카오모빌 분식회계 의혹, 기업계 모럴 해저드 '뇌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진=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이런 가운데 카카오모빌도 최근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업계 모럴 해저드 논란의 방점을 찍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모빌은 국내 IT계열 대기업인 카카오그룹의 핵심 자회사로, 지난해 연결 기준 7900억 원대 매출을 낸 온라인 모빌리티업계 원톱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이 2020년부터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매출을 의도적으로 불린 것으로 보고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 법인을 비롯해 개인까지 총 9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는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함과 동시에 류긍선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한 상태다.

다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은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류긍선 대표의 연임을 의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법정 공방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카카오모빌의 분식회계 진실 공방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그룹 차원의 이같은 결정은 금융당국의 류 대표 해임 권고를 정면으로 맞받은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만큼, 거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달 카카오모빌이 가맹택시와의 계약 과정에서 분식회계 정황이 포착됐다며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최고 수위의 제재를 미리 통지한 바 있다. 약 90억 원의 과징금과 류 대표 해임 권고, 검찰 고발 조치 등이 이에 속한다.

현재 카카오모빌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 확정까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라는 문턱을 남겨두고 있으나 사실상 최고 수위 제재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카카오모빌 제제에 대한 최종 논의는 내달 이뤄질 예정이다.


◆ 카카오모빌 “정상 계약” VS 금감원 “분식회계”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해당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 쟁점은 카카오모빌이 가맹택시와 맺은 계약이 가맹·업무제휴 별도인지, 단일 계약인지에 대한 카카오모빌과 금융당국의 시각차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모빌 측은 '정상 계약'이라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분식회계'로 보고 있어 입장차가 뚜렷하다. 

카카오모빌의 가맹택시는 카카오모빌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과 가맹 계약을 체결하는데, 법인택시나 개인택시 모두 케이엠솔루션과 가맹 계약을 통해 '카카오T블루'로 운행된다. 이로써 케이엠솔루션은 차량 관리, 배차 지원, 단말기 유지보수 등 가맹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운행 매출의 20%를 받아가는 구조인 셈이다.

이렇게 가맹 계약을 체결한 택시는 선택적으로 카카오모빌과 업무제휴를 체결한다. 카카오모빌과 업무제휴를 맺은 가맹택시는 적정 대가를 받고 운행 데이터를 카카오모빌에 제공하고, 카카오모빌의 홍보물을 부착해야 한다. 이 경우 계약 주체는 카카오모빌이다.

현재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카카오모빌과 금융당국의 입장차가 첨예한 만큼, 향후 관련 논란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모빌에 대한 징계를 확정짓더라도 카카오 측이 징계취소소송 등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류 대표가 만약 이번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분식회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용 확률이 높은 집행정지 신청 카드도 있는 만큼, 대표 직 수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19일 <뉴스캔>에 "최근 기업들의 재무제표 조작 등 분식회계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금융당국이 감시 강도를 높여가는 추세"라며 "대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가 입증될 경우 재계에 적잖은 파장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 측) 류긍선 대표 연임 결정은 금융당국과 정면 대결에 나선 그림이 됐기 때문에 쟁송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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