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체 기술력 확보, 글로벌 얼라이언스 구축 등 투트랙 행보 박차
AI 투자 규모 3500억 수준..."2028년 매출 25조 시대 개막" 포부도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뿌리사업인 통신 분야를 넘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미 국내 통신업계 '빅3'로 자리매김한 SK텔레콤의 성장동력이 단순 통신사업으로는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인공지능(AI)를 비롯해 메타버스, 각종 앱(App) 구독서비스 등 미래지향적 사업을 전개하는 데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국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선점한다는 중장기 포석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70년생인 그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 동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미 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등을 수료한 뒤 SK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외길을 걸어 온 정통 'SK맨'이다. 

유 대표는 인수합병(M&A)에서 특히 역량을 과시하며 사내에서 승승장구한 사례로 분류된다. 그는 과거 사업개발팀장 시절 박정호 사업개발실장(현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인수합병을 주도해 현재 SK그룹의 중추가 된 SK하이닉스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현재 4년차 임기를 수행 중이다. 유 대표의 경영 기치는 '글로벌 AI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실제로 유영상호 SK텔레콤은 지난해에만 35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글로벌 AI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쏟아부었다. 지난해 4월 150억 원을 투자해 딥러닝 AI분야에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스캐터랩'의 지분 7.6%를 사들인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미국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제조사인 '조비 에비에이션'에 무려 197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2.2%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는 유 대표의 미래 어젠다인 'AI 피라미드' 전략의 일환이자, 핵심 프로젝트다. 특히 UAM의 경우 투자 규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SK텔레콤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유 대표가 AI 피라미드 전략의 두 번째 단계로 손꼽는 UAM은 AI에 기반한 무인 자율주행, 상공망 통신, 교통관제 등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지목된다. 이에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이 저마다 UAM 투자에 혈안이 된 상황이다. 


◆ 유영상, 'AI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미래먹거리 확보 주력   


왼쪽부터 조신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김정언 KISDI 연구위원, 백용순 ETRI 소장, 조수원 투아트 대표, 김범수 연세대학교 교수,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유영상 SKT 사장, 권남훈 건국대학교 교수, 김용학 SKT 이사회 의장, 김경만 과기부 정책국장, 안현철 국민대학교 교수, 김희웅 연세대학교 교수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왼쪽부터 조신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김정언 KISDI 연구위원, 백용순 ETRI 소장, 조수원 투아트 대표, 김범수 연세대학교 교수,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유영상 SKT 사장, 권남훈 건국대학교 교수, 김용학 SKT 이사회 의장, 김경만 과기부 정책국장, 안현철 국민대학교 교수, 김희웅 연세대학교 교수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유 대표의 'AI 사랑'은 남다르다. 취임(2021년) 이듬해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천명한 이후 AI 포트폴리오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사업 다각화를 통해 SK텔레콤의 비약적 실적 성장을 이뤄낸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유 대표는 지난 5일 연세대학교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은 AI피라미드 전략을 수립해 산업과 생활을 전 영역에서 AI 혁신에 나서고 있다"며 "AI는 미래로 가는 기회인 동시에 새로운 과제와 책임이 요구된다.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이같은 인식을 공유했다.

그에 앞서 올 초 신년사에서도 그는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기업의 체질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SK텔레콤이  가고자 하는 '글로벌 AI 컴퍼니'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며 "수익, 비용, 자산 구조의 재정비를 통해 체력을 갖추고, 변화를 지속할 조직문화·관리체계 등 운영 시스템도 글로벌 AI 컴퍼니 비전에 맞게 개선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는 AI 사업 확장으로 자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까지 고도화한다는 유 대표의 경영 비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 대표가 이렇듯 AI 사업 확장에 각별한 것은 SK텔레콤의 뿌리사업이자 근간인 '통신'이 내수시장 과포화와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빅3(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3자 구도가 고착화된 만큼, 과열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신사업으로는 수익구조를 대폭 개선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유 대표는 이러한 성장성 한계를 극복할 만한 해답을 AI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자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시켜 새 먹거리 발굴과 기업가치 제고를 동시에 이뤄낸다는 구상인 셈이다. 

유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5일 토론회에서 "AI 시대에는 마치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가 21세기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이한 SK텔레콤은 그간 축적해 온 역량과 자산을 토대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는 새로운 사명을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거듭 내비쳤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 AI분야에서 소위 '게임 체인저'로 통하는 전문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사력을 쏟고 있다. 유 대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투자 비중은 기존의 3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확장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019~2023년 12% 수준에 그쳤던 SK텔레콤의 AI 투자비율을 향후 5년 동안 전체 투자액의 33%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유 대표의 계획이다. 


◆ SKT, 연간 3500억원 배팅…“2028년 매출 25조 시대 개막”


유영상 SKT 대표가 SK T 타워에서 개최된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유영상 SKT 대표가 SK T 타워에서 개최된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이를 통해 기업 연매출도 오는 2028년까지 25조 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SK텔레콤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7조6000억 원대로, 현 매출의 30% 수준을 키워야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통신사업이 주력인 SK텔레콤으로선 파격적인 목표치인 셈이다.    

이러한 목표는 유 대표가 제시한 'AI 피라미드' 전략의 성패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피라미드의 핵심은 SK텔레콤의 AI 자체 기술력 확보와 글로벌 유력 AI 기업들과의 공조체계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개인비서 '에이닷'을 비롯해 AI반도체인 '사피온' 등 여러 세부 카테고리에서 AI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단위의 AI 역량 확보를 위해 해외 기업들과의 기술 연대도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유 대표는 지난해 7월 도이치텔레콤(DT)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발족하며 AI 협력 물꼬를 튼 바 있다. GTAA 회원사들과 함께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해외 50개국, 약 13억 명에 달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AI 등 신규사업 발굴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이라며 "이미 IT·통신 분야는 AI 기술 접목이 필수적인 시대를 맞은 상황이다. 통신 3사 출혈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대형 통신사가 새 활로로 삼을 만한 분야는 사실상 AI가 유일하다. 이러한 점에서 SK텔레콤의 AI 진출은 국내 통신업계에도 매우 고무적인 시그널"이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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