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재활용 소재 핸드폰 출시...폐휴대폰 수거로 탄소중립 실천
HD현대, 아마존 주민·생태 보호 위해 자사 중장비 현지공급 철회 용단
한화, '삼림 재생'으로 지역상생 도모...지금까지 심은 나무만 53만 그루

삼성전자 직원이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친환경 시대를 맞은 기업들이 '그린(친환경)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치소비가 새로운 수요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데다, 기업의 주요 덕목으로 '그린 경영'이 꼽히는 만큼 이같은 소비자 니즈를 겨냥한 기업들의 보폭도 넓어지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환경보호에 대한 능동적 대응으로 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보다 친숙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그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일종의 상술이라며 이를 폄하하는 시각도 엄존한다. 다만 이윤 추구가 본질인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친환경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실현 가능한 환경보호 대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환경·안전 분야 총 투자액은 지난해 기준 약 5조4400억원으로 전년(약 2조9000억원) 대비 무려 87.6% 늘었다. 올해 기업들의 환경 분야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삼성, 재활용 소재 적용 폰 출시에 폐휴대폰 수거까지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휴대폰에 다종의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은 전작에 비해 재활용 소재로 제조된 모델 비율을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S22·S23 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출시된 S22 모델의 경우 해양에 버려진 폐어망에서 추출한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됐고, 올해 초 출시된 S23 모델에는 무려 12종에 달하는 재활용 소재가 적용됐다. 

특히 S23은 폐어망, 폐생수통에서 추출된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폐페트(PET)병 플라스틱, 각종 공정 부산물인 재활용 알루미늄과 파(破)유리를 재가공한 친환경 소재가 대거 활용된 모델이다.

이밖에도 태양광이나 실내 조명 만으로 배터리가 자동 충전되는 솔라셀 리모컨도 개발했다. 환경파괴 주범으로 꼽히는 일회용 건전지를 전력원에서 배제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다. 솔라셀 리모컨은 TV, 에어컨 등 각종 전자제품에 적용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꾸준히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보호와 자원순한 차원에서 매년 진행 중인 자체 행사다. 삼성에 따르면 8년간 해당 켐페인으로 수거된 휴대폰은 6만4330대였고, 지난해 총 1만2675대가 수거됐다.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0개 계열사가 동참하고 있다. 임직원이 캠페인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민팃 ATM 기기를 통해 폐휴대폰을 반납하고 환경부의 '탄소중립포인트'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 HD현대, 아마존 생태 보호 위해 자사 장비 공급 중단 


HD현대건설기계(HD현대)는 아마조나스, 파라, 호라이마 등 브라질 아마존 3개주에 대한 자사 건설 중장비 판매와 부품 공급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아마존 유역의 불법 환경훼손에 현대 중장비가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적극 수용,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숲 보호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현대 측 설명이다. 

현대 로고가 붙은 굴삭기가 아마존 보호지역에서 금 채굴 활동 중이다. [사진=그린피스]
HD현대 로고가 붙은 굴삭기가 아마존 보호지역에서 금 채굴 활동 중이다. [사진=그린피스 제공]

앞서 지난달 12일 아마존 카야포 부족장인 도토 타칵 이레 씨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개최한 '현대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재 아마존은 금 불법 채굴 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환경단체 그린피스도 아마존 일대에 범죄조직인 불법 채굴단이 현대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무분별한 벌목 등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는 원주민 피해와 환경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HD현대는 아마존 삼림 파괴와 현대의 중장비 현지 공급이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현지 원주민과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도의적 책임에 공감하고 용단을 내렸다. 

HD현대는 지난달 2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중장비의 아마존 유역 불법적 사용을 방지하고자 판매 프로세스 및 준법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이런 조치가 효과로 나타날 때까지 아마존 내 3개주(아마조나스·파라·호라이마)에서 불법적 사용과 관련된 건설 중장비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중장비 판매는 물론, 유지보수 및 부품 공급에 이르는 서비스 일체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아마존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불법 환경 훼손과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인류의 인권과 환경 보호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채굴로 인한 아마존 환경 파괴와 원주민 침해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에 깊이 공감하고, 아마존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한화, 산불에 골병든 경북 봉화에 숲 조성 나서


한화그룹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국내 각지에서 삼림 재생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잇단 산불 피해로 황폐화된 경북 봉화군 화천리 일대에 대규모 숲 조성에 나섰다. 

한화그룹 직원들이 지난해 산불 피해를 본 경북 봉화군 화천리 일대에 10번째 '태양의 숲'을 조성한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한화는 지난달 21일 화천리에서 10번째 태양의 숲 '탄소 마시는 숲: 봉화' 조성을 목표로 식수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한화 직원들을 포함해 화천리 주민, 봉화군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트리플래닛 관계자들도 동참했다.

이번 행사는 산불 피해를 입은 화천리 일대에 자생력이 높은 돌배나무, 산벚나무, 헛개나무 등 밀원수 약 7000그루를 심어 빠른 생태계 복원을 돕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한화에 따르면 이번 식목으로 숲이 조성되면 백두대간수목원과 봉화군의 감독 하에 스마트 포레스트 시스템에 기반한 사후관리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심어진 묘목들은 탄소 흡수력이 강해 탄소중립에도 최적화된 품종이라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그룹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약 2만㎡(약 6050평) 규모 부지에 조성된 숲은 연간 약 65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태양광 설비로 전기를 생산하는 양묘장에서 들여온 것으로, 전량 한화큐셀이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는 그간 '10번째 태양의 숲'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 총 145만㎡(약 43만 평), 53만 그루 규모의 숲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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