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쓰레기와 함께 쓰레기봉투 째 소각돼 ‘문제’
58℃ 이상 온도서 6개월 안 90% 이상 분해돼야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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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캔=신아랑 기자] 전 세계가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자원 낭비와 생태계 파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대한 규제 바람이 거센 가운데 일각에선 ‘생분해(生分解)성 수지제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환경표지인증기준에 따르면 ‘생분해성 제품’은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수지가 생분해성 수지로만 이뤄진 제품이며, 생분해성 수지는 ‘사용 후 매립 등 퇴비화 조건에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되는 수지’로 규정된다. 

현재 생분해성 수지제품으로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닐봉투, 일회용 컵, 빨대, 식탁보, 우산비닐, 롤백, 칫솔, 티백, 마스크 외에 농업용 필름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생분해 수지제품의 본질과 처리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 녹색연합 “생분해 수지제품, 분해 잘 안돼...일회용품 대안 아냐”


환경시민단체인 녹색연합 측은 “대부분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제품들은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생분해 일회용품은 일회용품의 대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생분해성 수지제품이 불과 5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 처리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생분해 특징을 가졌어도 일반 토양에서 생분해 조건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58℃ 이상 온도에서 6개월 안에 90% 이상 분해되는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국내에는 이런 조건을 갖춘 시설이 없다는 게 녹색연합의 논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생분해성 수지제품이 확대되고 있지만 환경부의 쓰레기 선별처리 지침에는 이에 대한 고려가 없어 정책 취지에 맞지 않게 처리되고 있다”며 “일반인들이 생분해성 수지제품을 잘 알 수 있도록 표기 방식을 통일하고, 생분해성 수지제품에 대한 선별처리 방안을 마련해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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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 플라스틱의 생산과 처리 과정에서도 대규모 경작의 문제, 유전자 조작 식물에 따른 위험, 재활용의 어려움, 독성 잔류의 위험 등이 제기되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폐기물 관리체계 내에서 처리되는 제품들은 주로 재활용하거나 소각하기 때문에 생분해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며 “순환 가능성과 소각 시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특성에 맞는 처리 방식 없이 무조건 홍보만 하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 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해외서도 생분해 제품 '뜨거운 감자'...새로운 분해법 연구 활발


해외에서도 생분해성 수지제품에 대해 갑론을박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선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과 탄소 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생분해성 제품을 선택했지만 매립 부분에서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각국에서는 생분해성 제품의 분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쉬팅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재료과학및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경우 물만 있으면 상온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쉬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라스틱은 땅에 묻고 따뜻한 물을 부으면 상온에서 일주일 만에 80%가 사라진다. 물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분해 속도는 빠르다. 온도를 50도까지 올리면 6일 이내 완벽한 분해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효소를 이용한 생분해 수지제품을 분해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알랭 마르티 프랑스 국립응용과학원 연구원팀은 플라스틱 페트병 하나를 10시간 안에 90% 이상 분해하는 획기적인 효소를 발견해 '네이처'지에 공개했다. 효소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은 몇차례 보고됐지만 단시간에 분해하는 효소를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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