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의 이강인 칭찬 가까 영상에 1000만 조회수 '해프닝'

 최근 음바페의 이강인 선수 옹호 발언을 주제로 한 유튜브 숏폼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영상은 가짜영상으로 밝혀졌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최근 음바페의 이강인 선수 옹호 발언을 주제로 한 유튜브 숏폼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영상은 가짜영상으로 밝혀졌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1000만 조회수가 넘은 유튜브 숏폼 영상이 하나 있다.

프랑스 축구선수 음바페가 이강인 선수를 칭찬(?)하는 영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짜영상이다. 이 영상의 등장은 이강인 선수가 스페인 라리가리그 마요르카 구단에서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올 때쯤이었다.

그는 22/23 유럽축구 5대 리그 선수 중에서 드리블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명이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을 남겼다.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소식이다.

이 영상에서 일본 기자가 음바페에게 유창한 영어로 질문한다. 눈치 있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알았을 것이다. 프랑스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외국기자가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지 말이다.

고급 영어 질문에 음바페는 5개 국어에 능숙한 사람처럼 초고속 번역 후 프랑스어로 답한다. 알고 보니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만든 가짜영상이었다. 실제로 영상에서 음바페는 이강인 선수를 말하지도 않았다.

자존심 센 파리사람은 프랑스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영어로 질문과 답을 하지 않는다. 진짜 영상은 2년 전에 나온 것이다. 원본은 음바페의 프랑스 국가대표팀 활동과 파리생제르맹 이적문제 관련 내용 질문과 답변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영상소개 썸네일에 이강인을 이야기하는 음바페라니까 믿는 것이다. 진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고 싶고 믿고 싶은 이야기가 나오니 환호하는 것이다.


◆ 일본의 한국 무시 교묘히 '활용'... 일본보다 우월하다는 심리 '강조'


이렇게 믿는 데에는 3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이강인 선수를 응원하는 사랑과 관심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선수는 축구마니아들에게는 베스트3 키워드다. 한류연예인과 유명인 뉴스는 항상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든다. 이들 뉴스가 나오면 모두 관심 갖고 지켜본다. 모든 축구 유튜브 채널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대동단결한다. 선수들의 소식과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해야 폭발적인 조회수를 얻기 때문이다. 이들이 늘 확인하는 것은 정확한 정보제공이다.

이강인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스페인에 가족들과 함께 넘어갔다. 우리 땅의 생활보다 타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어린 나이에 고생하며 쌓은 실력에 모두들 기뻐하고 대견해한다. 이강인을 우리가 키운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어른 팬들도 많다. 그러니 세계적인 공격수 음바페가 칭찬하니 얼마나 가슴 벅찰까?

영상 댓글을 보면 정말 모두 칭찬밖에 없다. “웅장하다!”, “가슴 벅차다!”, “파리 에펠탑에 국뽕이 차오른다”, “음바페가 12번째 태극전사다!” 사람들은 명성을 날리는 이강인을 보면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갖는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 확인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고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한일관계를 활용했다. 우리는 항상 일본을 따라가야 했던 시기가 많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일본 선수보다 더 인정받고 경기에서 승리하는 모습은 전쟁의 승리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일본보다 우월한 짜깁기 가짜 영상을 만들어도 사람들은 믿는다는 점을 일부 채널이 활용한다. 우리가 일본을 이긴다면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셋째, 해외언론 보도를 습관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언론 보도를 신뢰하고 인용했다. 뉴스와 영화를 통해서 선진국은 항상 옳다는 고정관념을 오랜 기간 학습했다. 그래서 외국 유명선수, 경제전문가, 문화예술인 등의 인터뷰 화면이 나오면 습관적으로 무조건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활용해서 만든 가짜뉴스, 허위정보영상은 유튜브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 

그럼 가짜뉴스 영상 등의 저작권은 어떻게 될까?

우리 저작권법은 창작성이 있으면 진실 여부, 폭력성, 음란성이 지나치더라도 일단은 저작물로 인정한다. 단, 저작물로 인정받는다고 마음대로 유통하고 인터넷 공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당연히 다른 법으로 더 강력하게 처벌하고 예방하고 조치한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미션임파서블, 범죄도시, 겨울왕국  등 인기 영화, 애니메이션, 별에서 온 그대나 도깨비 등 드라마, 소설도 다 가짜다. 디즈니, 탐크루즈 등이 관여해서 만든 이야기도 현실에 없는 가짜다.  

  SNS 시대가 되면서 페이크 뉴스가 종종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러스트=프리픽]
  SNS 시대가 되면서 페이크 뉴스가 종종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러스트=프리픽]

우리는 처음부터 이 스토리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가짜라고 강조해서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이런 창작물을 허위정보, 가짜뉴스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 창작물의 저작권자는 공개적으로 누군지 알 수 있다. 진정한 창작물의 권리자는 당당하게 저작권침해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언론 등이 실수로 가짜뉴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반론할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끼리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제도와 절차가 있다.  

가짜뉴스 창작자도 없는 사실을 창작해서 만든다. 다른 점은 창작자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다. 철창신세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짜뉴스, 허위정보영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자신도 부끄러운 줄 아는 것이다. 문제는 가짜영상, 특히 국뽕을 불러오는 가짜영상은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 국뽕으로 대국민 자존감을 높이니 감옥에 안 간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열심히 만든다.

안타깝게도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고 바른 내용을 알려주는 영상은 조회수가 적다. 이런 점이 허위정보의 위험한 문제다. 사람들은 옳고 그름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쁜(?)소식에 더 관심을 갖는다.


◆ 조회수 늘리는 '가짜 영상'에도 근절은 쉽지 않아


일부 유튜브 채널 등은 지금도 조회수를 끌어 올리기에 괜찮은(?) 방법이라 여기고 계속 가짜 정보를 생산한다. 여기에 불을 부은 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등장이다. 챗 GPT(chat gpt)는 기본이고 글을 음성으로 바꿔주는 편집 프로그램도 있다.

조금만 알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조회수 높게 나오는 영상이라면 남의 저작물 불법 이용과 출처누락, 허위정보 제공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에서 저작권침해나 허위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경우 그 대가로 채널이 삭제될 수 있다. 그런데, 설령 채널이 없어져도 다시 만들면 되니 반복적으로 이런 정보를 제공한다. 정말 가짜뉴스, 허위정보 영상 만드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이리 성실한가? 

우리는 특정 유명인의 인터뷰, 학술자료 등에 반사적인 신뢰도를 갖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발언이 사실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지 않거나 논문을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제3자가 그들의 말이라고 인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남형두 교수는 ‘역표절(reverse plagiarism)’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은 비유명인이 말하면 신뢰도가 낮지만 유명인이 말하면 진짜라고 믿는 경향이 높다. 이슈 신뢰도를 높이려고 유명인의 명성과 없는 발언을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인을 띄우거나 추락시키기 위해 국내외 유명인의 가짜 발언과 정보를 앞세울 수 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모든 분야에서 등장할 것이라 본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가짜뉴스, 허위정보 영상의 진실확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음바페가 이강인을 이야기하지 않았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면 만족한다 .국뽕이라면 문제 삼지 않는 것처럼 미워하는 사람에 대한 허위정보는 더 믿을 것이다. 지금 일부가 이를 위해 인공지능을 악용하고 있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 더 뛰어난 인공지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인공지능 창작물 저작권 인정여부만 생각하면 안 된다. 일단 우리들부터 정신 차리고 세상 똑바로 보고 살아가야겠다.  

한광수 칼럼리스트(저작권 전문강사)
한광수 칼럼리스트(저작권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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