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삼상(三上)에서 얻는 창작의 아이디어와 저작권

지금 여러분들은 이 글을 어디에서 보고 있는가? 아마도 열에 일곱은 전철, 버스 등을 타면서 보고 있을 것 같다.

중국의 옛 서예가 구양수는 시문을 읽기 괜찮은 곳으로 삼상지학(三上之學)을 말했다. 이 삼상은 마상(馬上), 침상(枕上, 침실), 측상(厠上, 화장실)이다. 마상은 오늘날 기차, 전철, 버스를 타거나 자차 운전에 해당한다. 

현대인은 거의 매일 마상에 한번 쯤 있는 셈이다. 장기간의 불면증과 변비가 심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상(침실)과 측상(화장실)을 접한다. 동서양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이 삼상을 접한다. 몇 가지 유명 사례가 있다.

글쓰기로 세계 최고의 대박인생을 만든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도 삼상을 활용한 우수 사례에 해당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 [사진=조앤 롤링 홈페이지]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 [사진=조앤 롤링 홈페이지]

1990년 20대 중반인 그녀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했다고 한다. 열차 고장으로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았던 기차에서 인생아이템을 만들어냈다. 당시 느긋한 영국철도청의 부실한(?) 운영 덕분에 그녀의 인생이 바뀐 계기가 되었다. 마상에서 최고의 저작권을 득템한 것이다.


◆ 조앤 롤링, 열차 고장으로 기차 안에서 '해리포터' 만들어


당시 그 기차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을 것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각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대부분 기차 출발 자체에 제일 관심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녀는 해리포터의 핵심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생각했고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또한 그녀는 공공화장실에서도 해리포터 이야기를 써 내려간 적이 많다고 한다. 마상, 측상, 침상 중 마상(기차)과 측상(화장실)에서 창작의 아이디어를 많이 받은 듯하다. 

대표적인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상징적 인물인 월트디즈니도 삼상 중 마상(기차)의 사례에서 인생템을 얻었다. 뉴욕에서 토끼 캐릭터인 오스왈드의 저작권을 어쩔 수 없이 배급사에 넘겨주고 파산을 걱정했던 디즈니. 그는 뉴욕발 LA로 가는 기차를 타면서 미키마우스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미키마우스를 이용한 세 번째 작품인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를 통해 본격적인 성공 길에 들어섰다. 재미있는 것은 미키마우스 창작의 시작이 기차였고, 그 미키가 실제 유명해진 것도 증기선을 타는 내용에서부터다. 과학적 근거와 관계없이 디즈니와 그가 만든 캐릭터 모두 마상과 연관이 높아서 성공한 듯하다.    

비행기를 타면서 만든 명곡도 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바람피운 남편에 한탄하는 엠마 톰슨의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both sides now'가 있다. 이 곡은 롤링 스톤 선정 세계 3대 명반 앨범의 작곡가인 조니 미첼이 만든 곡이다. 이 곡은 그녀가 20대 중반에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창밖에 보이는 구름을 보면서 악상을 얻었다고 한다. 

누구나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창밖의 구름을 본다. 그렇다고 누구나 그것을 창작 아이템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기차를 타거나 배, 비행기를 타면서 밖을 보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톰 팔리 NYSE 회장과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미키마우스와 서명하고 있다. [사진=월트 디즈니 홈페이지]
톰 팔리 NYSE 회장과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미키마우스와 서명하고 있다. [사진=월트 디즈니 홈페이지]

사람의 취향에 따라 생각과 아이디어를 얻는 장소는 다르다. 누구는 카페나 도서관, 공원벤치가 더 편할 수 있다. 혹시 전철, 기차에서 책 한 구절을 읽다가 이런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느 한 부분을 읽다가 책을 잠시 내려둘 때가 있다. 이때 차창 밖을 본다. 

무엇이 떠올랐는가? 가족? 유튜브 아이템? 이번 주 칼럼? 시나리오? 아니면 이번 달 대출이자와 월세, 관리비를 생각하는가? 서울 지하철을 타면서 일출과 일몰을 보는 그 흔한 일상에서도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다. 그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누군가 만든 콘텐츠를 소비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양한 창작물의 핵심 아이디어를 얻어 성공의 길을 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2023년 오늘날도 이 삼상(三上)을 통해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창작의 아이디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은 같다. 누구든 삼상에서 보고 듣는 것은 여전히 효과적이다. 단지 내가 창작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거나 노력하지 않기에 놓치는 일이 많으리라 본다.

이제 곧 ​5일간의 추석연휴다. 많은 사람들이 귀성, 귀경 길에서 각자의 마상(馬上)을 경험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놓치면 안된다. 기차, 버스, 비행기, 배, 자가용 자기의 마상(馬上)에 있을 때 창밖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만 너무 보지 말고 창밖을 더 많이 보기 바란다. 

창밖을 더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각자의 마상에서 의미있는 작은 '인생 템'이라도 얻는 추석연휴가 되길 바란다. 

한광수 칼럼리스트(저작권 전문강사)
한광수 칼럼리스트(저작권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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