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기업들 레이 EV, 토레스 EVX 등 출시 앞둬
전기차 대중화 흐름, 국내외 기업 시장점유율 경쟁 치열

테슬라코리아가 후륜구동(RWD) 방식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전기차 기업들이 '저리다매'를 내세운 시장쟁탈전에 돌입했다. 시장점유율 우위를 위해 수익성을 과감히 포기한 사업 전략을 취한 것이다. 

당장 국내외 전기차 보급추이만 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 동향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보급대수는 지난 2020년 685만 대에서 5년 뒤인 오는 2025년이면 무려 3배에 달하는 20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39만1000대가 보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13만5000대) 대비 25만6000대가 늘은 수치다. 매년 증가폭이 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전기차 도입기를 지나 보급화 단계까지 진입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외 완성차 업계는 앞다퉈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보급추이에 발맞춰 전기차가 '고가'라는 인식을 바꾸면서 시장점유율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테슬라, 기아, KG모빌리티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이 보급형 시세의 전기차 신제품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는 중국 기가팩토리가 생산한 테슬라 모델 Y 후륜구동(RWD)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해 국내에서 기존에 판매됐던 모델 Y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5699만 원으로, 테슬라 엔트리 모델인 '모델 3 롱레인지(5999만 원)'보다 정확히 300만 원 저렴하다.

이 밖에 테슬라는 이른바 '반값 전기차'로 불리는 모델2(가칭)를 출시할 예정이고, 폭스바겐은 2500만 원대 전기차 모델인 ID.2, GM은 3000만 원대 이쿼녹스 EV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수입산 전기차들의 국내 러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제공]

KG모빌리티도 오는 9월 LFP가 적용된 첫 전기차 모델인 토레스 EVX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레스 EVX는 중국 비야디(BYD)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으로 환경부 인증 기준 최대 433km, 자체 측정 기준 42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앞서 KG모빌리티와 중국 비야디는 2021년부터 배터리 개발 및 배터리팩 생산을 위한 기술공조를 이어왔다. 

이번 신차는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판매 5만 대를 넘어선 토레스의 플랫폼이 적용됐다. 차량 외관은 수평형 LED 주간주행등(DRL) 키네틱 라이팅 블록을 적용해 전기 SUV의 정체성을 부각시켰고, 실내는 슬림&와이드 컨셉과 인체공학적 설계로 편의성과 공간을 극대화했다. 

토레스 EVX의 가격은 옵션별로 적게는 4850만 원에서 많게는 5200만 원 수준으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LFP 배터리가 탑재된 토레스를 3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기아 레이EV [사진=기아 제공] 
기아 레이EV [사진=기아 제공] 

기아도 오는 9월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경차 레이 EV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35kWh급 배터리를 적용해 1회 충전 시 복합주행거리는 210km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기준 238km, 고속도로 기준 176km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레이 EV는 전륜에 싱글 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87마력이라는 스펙을 갖췄다. 중량은 공차 승용 모델 기준 1295㎏로, 미국 보그워너의 통합구동모듈(iDM)을 적용해 경량화했다. 

기아의 이번 전기차 신모델은 알려진대로 출시된다면 현대차·기아의 첫 LFP 배터리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그간 트럭 등 업무용 차량 등에 중국산 LPF 배터리가 적용된 바 있으나 승용차에 해당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은 없었다. 

올해 출시된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 니로 EV의 경우 중국산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국내 배터리 기술업체와 제휴해 오는 2025년부터 국산 배터리가 적용된 EV 보급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LFP 배터리 국산화로 전기차 보급화에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내비친 것.

한편 중국산 LFP 배터리는 저렴한 원가와 화재 안전성이 장점이나, 기존 NCM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테슬라 Y의 경우 NCM 배터리가 적용된 모델은 주행거리가 350km인 데 반해, Y RWD는 277km로 기존 모델보다 73km가 짧다. 레이 EV의 복합 주행거리는 210km이지만 저온(영하 6.7도 이하 기준)에서는 167km까지 짧아진다. 토레스 EVX는 433km에서 333km로 100km가량 줄어든다. 

전기차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중국산 LFP 배터리는 통상 NCM 배터리 대비 30~40% 수준 저렴하다"라며 "다만 LFP 배터리가 적용된 차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아 전기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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