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마, 잔스포츠 등 X세대 전유물, 지난해부터 MZ 판매량 급증

전 산업군에 걸쳐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전 산업군에 걸쳐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1990년대 대유행을 탔던 복고풍의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MZ(2030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1990년대 레트로 감성이 청년층의 새 패션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시간이 흘렀지만 익숙한 브랜드명과 품질 대비 가격대가 높지 않은 가성비, 또 1990년대 특유의 감성이 녹아있는 심플한 디자인과 실용성 등이 MZ세대에게 차별화된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일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5만 원 안팎의 실용적 가격대에 레트로풍의 스니커즈를 선호하는 청년 구매층이 설 연휴를 앞두고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MZ 전 세대인 X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스포츠, 패션, 백팩 브랜드가 최근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가져가고 있다. 레트로 감성에 가성비를 따지는 MZ의 성향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 잔스포츠, 개강 시즌 앞두고 MZ수요 우상향...실용성 부각


스타필드 수원에 위치한 잔스포츠 매장. [사진=무신사 제공]
스타필드 수원에 위치한 잔스포츠 매장. [사진=무신사 제공]

1990년대 백팩의 대명사로 통했던 '잔스포츠'(JanSport)가 30여 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 MZ세대의 폭발적 관심을 받고 있다. 개학·개강 시즌을 앞두고 MZ 학생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1990년대 레트로 브랜드에 대한 청년 구매층의 관심이 확산한 데 이어, 올해 방점을 찍고 있다는 평가다.  

잔스포츠(JanSport) 백팩이 그 선봉에 있다. 잔스포츠 유통사이자 남성 패션브랜드인 무신사에 따르면 심플한 디자인의 백팩을 선호하는 2030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잔스포츠 백팩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90% 이상 느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잔스포츠의 클래식 모델인 '슈퍼브레이크'의 지난달 판매량도 전월 대비 70%가량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무신사 측은 밝혔다. 수요층 연령대는 절반 이상이 10대와 2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흐름에 잔스포츠는 지난달 스타필드 수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1990년대 이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다는 계획에서다.

실제로 무신사 검색어 데이터 분석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백팩'과 '책가방' 검색량은 전월과 비교해 각각 60%대 성장세를 보였다. 또 동 기간 '스포츠 백팩'의 판매량도 63%나 늘었다. 이는 화려함 대신 심플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MZ 수요와 맞물린 현상이라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잔스포츠의 최근 매출 상승세와 관련해 "1990년대 말 과 2000년대 초 유행했던 'Y2K'(세기말) 패션 코드가 재유행하면서 당시 청년층이었던 X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또 한편으론 2030 청년층에게는 신선하게 작용하고 있다"라며 "한동안 잔스포츠를 비롯해 Y2K 유명 브랜드 재활성화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90년대 스포츠 브랜드, 레트로 열풍에 부활 신호탄


푸마(PUMA) 스피드캣 스니커즈. [사진=푸마코리아 제공]
푸마(PUMA) 스피드캣 스니커즈. [사진=푸마코리아 제공]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강세에 국내 시장에서 유명세가 잦아들었던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가 최근 2030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푸마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푸마의 상징인 스피드캣을 모토로 한 스니커즈가 폭발적인 MZ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력 스포츠 브랜드로 국내에서 자리매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는 게 사측 구상이다. 

실제로 설 연휴를 맞아 진행 중인 프로모션 판촉을 진행 중인 G마켓에 따르면 푸마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 전년 대비 무려 218%나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푸마 스니커즈의 경우 2만 원대 저렴한 가격대와 레트로 감성이 덧대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G마켓 측 설명이다. 또 지난 한 달간 수요가 폭증해 5차례에 걸쳐 재입고가 이뤄졌을 정도다. 

그 결과 스니커즈 등 푸마 제품은 G마켓에서만 무려 34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시판 중인 스포츠 브랜드 중 매출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점, 스타필드 수원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오픈런'이 이어지고 순식간에 1차 입고 물량이 완판되는 등 푸마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부활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와 함께 레트로 스포츠 국산 브랜드인 프로스펙스, 프로월드컵 등도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에 이르는 등 복고열풍에 탑승한 모습이다. 

스포츠 브랜드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대와 심플한 디자인이 오히려 2030의 수요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푸마 스니커즈의 경우 날렵한 디자인과 저가형 가격대로 리셀 열풍이 불었던 고가의 스트리트 슈즈(신발)와 확실한 차별점을 가져간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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