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식물성 뷰티 제품으로 '가치소비' 즐기는 2030 소비층 정조준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 2025년이면 1조 시대...매년 상승폭 가팔라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치소비에 민감한 2030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코스메틱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처=프리픽]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치소비에 민감한 2030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코스메틱 제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처=프리픽]

[뉴스캔=박진용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가 2030(MZ)세대 청년층을 겨냥한 가치소비 제품 출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선 단순 경제 소비에 그치지 않고 윤리의식과 철학을 담은 소비 패턴이 정착화된 만큼, 이를 지향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비건(채식주의자) 제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건은 채식주의를 뜻하는 용어로, 국내 뷰티 브랜드들은 유기농 또는 식물성 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유기농·식물성 제품이지만, 이러한 제품 개발을 하기 위해 일부 동물성 원료를 비교군으로 삼아 임상실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건 소비층은 단순히 식물성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넘어 제품 개발 과정에 동물실험 등이 포함되는지에 민감한 경향이 있다 보니, 업계는 동물성 원료 첨가나 실험을 철저히 배제한 제품을 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다 보니 비건 화장품 인증도 까다롭다.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제품 인증을 취득하려면 동물성 원료 미사용, 동물실험 배제, 생산설비 내 오염요소 제로화 등을 충족해야 한다. 관련 인증절차를 거치면 '비건 인증'을 제품에 부착할 수 있다.

관련 시장도 가파른 확장세에 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700억원 수준이나, 2025년이면 시장 규모는 불과 3년 만에 2배에 가까운 1조원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 세계적 지구 온난화와 식량부족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모든 소비재에 친환경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하나의 대흐름으로 정착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가치소비를 즐기는 MZ 소비층 사이에서도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가 증폭되면서, 글로벌 비건 시장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장품 등 뷰티 제품은 피부와 맞닿아있는 소비재인 만큼, 식물성이 덜 자극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데다 친환경 소비라는 자기만족까지 더해져 국내에서도 비건 제품 수요가 늘고있다는 분석이다.


◆ 비건 뷰티제품 수요 증폭에 업계 '출시러시'


유한양행의 딘시 선크림.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의 딘시 선크림. [사진=유한양행 제공]

이에 국내 뷰티업계도 잇따라 비건 선크림, 바디워시, 바디크림 등을 출시하며 블루오션 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최근 '딘시'라는 뷰티 브랜드를 출범시킴과 동시에 비건 선크림 4종을 출시했다. 딘시 프리미엄 비건 마일드 모이스트 선크림, 딘시 프리미엄 비건 톤 업 선크림, 딘시 프리미엄 비건 선스틱, 딘시 프리미엄 디스커버리 세트 등이다.

이 밖에도 국내 뷰티기업에선 최근 비건 선크림 출시가 성황을 이룬다. 우선 LF 아떼는 비건 선크림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 출시로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12배나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LG생활건강은 비건 선크림 '프레시안'을, 신세계인터네셔날은 '아워글래스'를 각각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도전장을 냈다.

친환경 브랜드를 자처한 비건어스도 '비건어스 포레스트 카밍 선크림'을 출시해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비건어스 선크림은 저자극 자외선 차단 제품으로 미백은 물론 피부 재생,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 밀싹, 브로콜리싹, 들콩싹 등이 포함됐다.

비건 피부크림도 굵직한 카테고리를 차지한다. 달바는 '비건 더블크림'을 내놨다. 피부 수분 공급과 진정 기능을 갖춘 '아쿠아 세럼'과 피부 탄력을 높이는 '인텐스 크림'이 올인원 타입으로 담긴 제품이다. 

최근 출시된 피부 진정 및 수분 공급용 비건 화장품도 각양각색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허브올로지'를, 한국화장품은 '오어스 비건 토너패드'를 각각 출시하며 비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약품의 마이녹셀 비건 샴푸. [사진=현대약품 제공]
현대약품의 마이녹셀 비건 샴푸. [사진=현대약품 제공]

피부용 비건 제품뿐만 아니라 비건 샴푸도 최근 MZ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제품군이다. 현대약품은 최근 비건 야심작인 '마이녹셀 비건 스칼프 리프레싱 샴푸'를 내놨다. 이 제품에는 탈모 완화 기능성 성분인 '소이액트'와 천연 식물성 계면활성제 등이 첨가됐다. 이 밖에도 엘쿠아코의 '엘쿠아코 림피드 샴푸', 쥬스 투 클렌즈의 '클린버터 샴푸 바'도 최근 출시된 비건 샴푸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21일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와 함께 비건 제품군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확장하는 추세"라며 "뷰티 업계의 흐름 변동성이 크다고는 해도 비건과 같이 친환경적 가치관이 담긴 제품은 롱런할 수밖에 없다. 트렌드에 따라 시장이 확 줄거나 할 리스크가 적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뷰티 브랜드들이 저마다 비건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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