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한앤코 갈등 사실상 종식
정기 주총에 액면분할 안건도 상정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린 남양유업 제59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남양유업 제공]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린 남양유업 제59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남양유업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남양유업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새 수장을 맞는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9일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개최하는 제60기 주총 안건으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요구사항을 모두 상정했다.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비롯해 한앤코 측 주요 인사 4명(기타비상무 이사 2명: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배민규 한앤코 부사장, 사외이사 1명: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이다.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윤 회장은 웅진식품 이사회 의장과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1956년생인 그는 1987년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2년간 하버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국내에 돌아와 일본 최고기업 소니에서 20년간 일했다.

또 이 부사장은 윤 회장의 심복으로 꼽힌다. 윤 회장이 소니코리아 사장(2005~2010년) 시절 소니코리아 디바이스 디비전 부사장을 지냈으며 한앤코가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을 때도 윤 회장이 웅진식품 이사회 의장, 이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 안건은 그간 한앤코에서 줄곧 홍 회장 측에 요구했던 사안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이 올랐다. 현재 JW신약 사외이사를 맡은 이 이사장은 이날 주총을 거쳐 신규 선임될 전망이다.


◆ 남양유업, 한앤코 이사진 교체 요구 수용


한앤코는 1월 초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승소한 뒤 애초 계약한 53% 오너일가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해 실질적인 경영권은 행사하지 못하던 처지였다. 홍 회장은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한앤코에 경영권을 이전하는 데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경영권 이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에서 한앤코의 이사진 교체 요구를 결국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총에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홍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지난해 말 주총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확정된 뒤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한앤코는 이번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53% 지분을 보유한 홍 회장 등 오너일가가 이번 주총 안건 통과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홍 회장은 그동안 남양유업 고문으로 위촉해달라는 조건 등을 제시하며 한앤코 측 요구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사진 교체 외에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운용)의 주주제안에 따라 ‘발행주식 액면분할’ 안건도 주총서 논의될 예정이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남양유업 주식을 10대 1로 나누는 액면분할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차파트너스운용 측은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부담을 낮춤으로써 주가 상승과 거래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소액주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