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자사주 전량 소각 요구…“주주가치 제고”
박찬구, 50%만 처분,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증대

제 45기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제45기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뉴스캔=이정구 기자]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의 제47기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또다시 ‘조카의 난’이 발발한 모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전 상무는 22일 본사 시그니쳐타워 4층 대강당에서 예정된 주총에 앞서 ‘주가 부양’, ‘주주가치 제고’를 전면에 내걸고 안건에 대한 ‘찬성’ 위임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 ‘다트’에 따르면 박 회장과 박 전 상무 측이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율은 각각 15%, 11%로 4.9% 차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25%), 외국인(20%), 국민연금(10%)의 의중이 중요하다.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완패한 박 전 상무는 올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주총 결의에 의해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아울러 기존 보유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김경호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건도 내놨다. 차파트너스에 따르면 김 의장은 감사위원, 사외이사로 15년 경력의 전문성을 갖췄다. 홍익대에서 회계학 교수로 20여 년간 근무하며 회계적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기도 하다.


◆ ‘조카의 난’ 재점화…또 경영권 충돌


반면 금호석화는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나머지는 장기적인 관점에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처분 또는 소각할 것임을 결정했다. 또 감사위원으로 최도성 한동대 총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최 총장은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를 거쳐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교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한국증권학회, 한국재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동대 교수(국제화부총장), 가천대 교수(국제부총장)를 거쳐 2022년 2월 한동대 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6년 1월까지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금호석화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했다. 반면 차파트너스 측 제안에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이들은 “이번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임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나머지 50%의 자기주식을 보유해 향후 자본조달의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가치 증대에 더욱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만 과거 금호석화의 제안이 ‘배당금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자사주 처분을 내걸어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금호석화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행동주의펀드와 힘을 합쳐 여론몰이에 나선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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