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2550원‧우선주 2600원…4173억원 수준
주주환원 확대 빗발치는 ‘행동주의펀드 5곳’ 변수 

지난해 3월 삼성물산이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개최한 ‘제59기 정기주총’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
지난해 3월 삼성물산이 서울시 강동구 삼성엔지니어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개최한 ‘제59기 정기주총’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행동주의펀드들이 연합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5일 서울 강동구 상일로 6길 26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주총을 열고 감사보고, 영업 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와 함께 배당금 책정과 자사주 소각 규모의 건을 의결한다.

특히 앞서 1월 이사회에서 우선주 주당 2600원, 보통주 주당 2550원을 배당한다. 직전 해 배당금액보다 300원씩 늘어난 수치다. 배당금 총액은 약 4173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삼성물산 잉여현금흐름의 4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물산은 2023~2025년까지 3년간 매년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현금배당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또 주당 2000원을 최소 지급액으로 하는 안정적 배당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2026년까지 보통주 780만7563주·우선주 15만9835주 전량을 소각하는 내용도 안건에 포함된다. 소각 물량 총액은 약 1조원 이상으로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 수준이다.


◆ “번 돈보다 더 환원” VS “주가 저평가 상태”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펀드 5곳이 삼성물산의 이 같은 결정이 다소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펀드들은 삼성물산이 제시한 배당과 자사주를 소각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펀드들이 삼성물산이 배당금을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비롯해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에 이르는 배당 등 강도 높은 주주환원 요구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1월 말 제안한 배당액보다 각각 76.5%, 75%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최초 주주제안을 한 5곳 행동주의펀드의 지분은 모두 합쳐봐야 2% 남짓인 데 반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들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18.1%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도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번 돈보다 지출을 늘릴 순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물산의 2023년도 잉여현금흐름은 약 9000억원이다. 하지만 펀드들의 요구안은 1조2400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2월에 밝힌 주총 소집 공고대로 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을 넘어서는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연구개발(R&D) 등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