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에 ‘신동원‧여인홍‧김지연’ 재선임
내수둔화 지속세, 올해 이사 보수한도 동결

지난해 3월 열린 제59기 농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농심 제공]
지난해 3월 열린 제59기 농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농심 제공]

[뉴스캔=이정구 기자] 식품업계 정기 주주총회(주총)이 임박한 가운데 농심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신규 선임보다는 재선임 건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농심은 22일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농심빌딩 지하 1층 강당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농심은 사내이사인 신동원 회장과 여인홍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취임 3년째를 맞는 신 회장은 기존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농심의 미래를 열어갈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여 이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역임한 정책분야 전문가로 농림부의 주요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실무적인 역량을 축적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를 통해 농심의 글로벌 사업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전략 방향 제시와 주주들의 권익 보호에 집중할 전망이다. 

김 이사는 식품공학 분야 전문가로 그동안 식품소재와 건강기능식품 등 연구 활동에 열중했다. 회사 측은 여성 이사로서 이사회의 다양화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운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사 보수 한도 동결…주주들 불만도 고려


올해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한다. 농심은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K-라면이 인기를 끌며 영업이익이 90%가량 증가했지만 원재료 값 등 불확실성 요인이 큰 만큼 곳간에 자금을 묶어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보수 총액을 68억원으로 설정했던 농심은 박준 부회장의 퇴직에 따른 급여와 퇴직금을 정산하면서 실지급 보수 총액은 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보수 총액을 68억원으로 동결할 방침이다.

이처럼 보수 한도를 동결한 요인으로는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원재료·물류·환율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공격적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초다. 특히 3년째 이어진 고물가에 음식료품(-2.6%) 소매 판매는 2년 연속 감소했다.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식료품 소비량은 더욱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유통기업 주가 하락 폭이 커 주주들의 불만이 큰 것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12일 농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2%(3000원) 빠진 36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라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종가 기준 48만원까지 오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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