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경영... "고객을 감동시켜라"
소비자든, 직원이든 따뜻한 감성과 마음으로 대해야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날로그시계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명품시계 시장에서는 아날로그시계가 디지털시계보다 대세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날로그시계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명품시계 시장에서는 아날로그시계가 디지털시계보다 대세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남는 것이 있어야 장사를 하지, 소위 ‘땅’파서 장사하는 기업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오늘의 경영자들은 어떻게 하면 회사의 수익을 많이 남길 수 있을까에 몰두한다. 그게 기업의 목적에 맞는 ‘당연함’이다. 능력있는 경영자들은 회사의 매출을 올리고 순익을 증가시켜 주가를 높이는데 기여한 '돈 잘 버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경영자들에 있어 기업의 매출이 높아지고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이미지나 철학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착한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듯이 경영자 역시 소비자도 소비자이지만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신임과 존경을 받는 CEO가 각광받는 추세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예전의 그들과는 수준이나 기업에 대한 태도 면에서 확연히 달라졌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면서 자신의 권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탓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무조건 ‘싼’ 가격의 상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그 제품이 잘 팔린다는 원칙은 사라졌다. 같은 상품인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나 애프터서비스 등의 조건이 괜찮으면 그 제품을 찾는다. 

또한 먼저 구매한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기업의 이익에 기여하는’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요즘의 소비자들이다. 무조건 경제논리에 의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경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 싼 제품이 경쟁력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이었던가. 당시는 전자시계가 유행을 타던 시기로, 많은 사람들은 전자시계가 향후 시계시장을 선점해 아날로그시계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내다봤다. 편리하고 정확한 디지털시계에 눈길이 모아져 이보다 사용상 불편한 기존 아날로그시계는 점차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날로그시계는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명품시계 시장에서는 아날로그시계가 대세다. 시각을 숫자로 보여주는 전자시계에 비해 아날로그시계 만의 감성이 여전히 소비자를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아날로그시계의 완승’에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시침과 분침이 있는 아날로그시계는 현재 시각만을 숫자로 보여주는 전자시계와 달리, 시간단위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시간이상의 정보를 준다. 

예컨대 분침이 ‘20분’을 가리키고 있다면 “20분이 지났으니까 일을 서둘러야 한다”든지, 아니면 “몇 시까지는 40분이 남아 있으니 좀 느긋하게 해도 되겠다”라는 식의 사용자에게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준다.  

이는 아주 단편적인 비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시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고 예고하는 기능을 아날로그시계가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시간정보를 넘어 시간에 대한 통찰력까지 제공한다는 의미다.

아날로그시계의 ‘긴 생명력’이 뜻하는 바는,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 속에 아날로그식 패러다임이 수그러들 것 같지만 여전히 그만의 ‘고풍(古風)’은 시대 변화와 상관없이 우리의 마음을 움켜쥐는 모티브가 된다는 점이다.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이윤추구에 모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인간의 영역 중 하나인 기업 활동에서 너무 성과 중심주의로 흐르다보면 진짜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

경영자들은 고객은 물론 자신이 이끌고 있는 수많은 조직 구성원 각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지나친 이성과 지시에 의존하기 보다는, 때로는 따뜻한 마음과 감성으로 호소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착한 기업의 '감성경영'을 주목하라


‘착한 기업’이 주목받으면서 최근 들어 감성경영(Emotional Management)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디지털 시대지만 소비자든 조직구성원이든, 그들에게 ‘한걸음씩  따뜻한 마음을 갖고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감성경영, 즉 아날로그식 경영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의 이윤증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있다. ‘로젠탈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 이라고들 흔히 말하는데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현실 세계에서는 자기의 이상적인 여자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상아로 이상형의 여성상을 만들어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이에 여신(女神)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해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는 게 이 용어의 유래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업경영에 접목한다면 경영자의 작은 칭찬 하나하나가 직원들의 사기는 물론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호프데이’ 모임에 참석한 최고경영자가 직원들의 어깨를 일일이 두드려주거나, 자신이 직접 친필로 작성한 편지를 그들의 손에 쥐어준다면 그 회사는 ‘피그말리온 효과’로 인해 임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짐은 물론, 핵심인재 양성에 있어서도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 분명하다.  

김진욱 뉴스캔 발행인
김진욱 뉴스캔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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