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쓰레기 종류 1위 ‘포장재’...자원 낭비
과대 포장 단속 미미...“규정 강화해야”
유통가, 친환경 포장재 대체로 환경보호 분주
환경부, ‘친환경 농산물 포장 지침서’ 발표

명절이 지나면 분리수거 장소에는 각종 포장재로 산더미를 이룬다. 수년째 반복되는 이러한 현상은 명절 선물의 과대 포장재가 낳은 결과로 지목된다. [사진=픽사베이]
명절이 지나면 분리수거 장소에는 각종 포장재로 산더미를 이룬다. 수년째 반복되는 이러한 현상은 명절 선물의 과대 포장재가 낳은 결과로 지목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캔=신아랑 기자] 명절이 지나면 분리수거 장소에는 온갖 포장재와 스티로폼이 산더미를 이룬다. 수년째 반복되는 이러한 현상은 명절 선물의 과대 포장이 낳은 결과로 지목된다. 

실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난해 명절 연휴 기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에 대한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 종류는 ‘과다 포장된 명절 선물 포장재'가 40.4%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음식물 쓰레기(26.9%), 재활용 쓰레기(15.4%), 일회용품(11.5%) 순이다.

이러한 쓰레기는 소각 과정에서 자원 낭비는 물론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와 각종 유해물질이 대기로 배출되면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명절 때마다 과대 포장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및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의거, 포장 횟수가 많거나 제품의 실제 크기보다 포장이 지나치게 큰 경우 등이 단속 대상이다.

포장기준을 위반했거나 지자체 공무원이 기준 위반을 의심해 전문기관 검사를 명령했는데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제조·수입·판매업자에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 환경단체·소비자...규정 강화하고 포장 간소화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적발되는 사례는 드물다며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2020년 당시 성명서를 내면서 "환경부는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를 더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재포장 금지 규제 대상’은 마트에서 판촉용으로 재포장한 것만 포함하고 있고 제조업체들이 생산단계에서부터 묶음 판매상품용 도의 2차 포장재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선물세트의 포장 규제도 마찬가지다. ‘포장공간비율’이 25%를 넘으면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제품 사이 ‘고정재’나 ‘가산공간’ 등을 허용하고 있어 과대 포장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를 더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소비자 역시 명절 선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석을 앞두고 신세계푸드가 20~40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식품 선물 선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2%가 명절 선물이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바뀌어야 할 점으로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이 필요하다(28.1%)’, ‘포장이 더욱 간소화되어야 한다(24.8%)’ 순으로 나타났다.

선물세트의 가격거품과 과대 포장에 따른 자원 낭비 및 환경문제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 유통가, 친환경 포장재로 발 빠른 ‘전환’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포장 확대에 나서면서 산림자원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포장 확대에 나서면서 산림자원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런 흐름에 국내 유통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포장 소재를 늘리는 추세다.

동원F&B는 다가오는 추석에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선물세트 트레이에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적용한 것은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 처음이다.

또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유지류의 페트병을 약 20% 경량화해 약 100t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최초로 종이 포장재를 제품 형태에 맞춰 압축 성형한 포장도 눈길을 끈다.

대상 청정원은 ‘올 페이퍼 패키지’ 포장재를 확대하면서 종이 트레이로 교체 가능할 수 있도록 ‘펄프 프레스(Pulp Press)’ 기술을 적용해 무거운 중량의 제품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원단으로 만든 종이와 콩기름 함유 잉크를 사용했다. FSC 인증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가 삼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국제 인증제도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와 상품에 부여된다.

롯데웰푸드 역시 과대 포장 줄이기에 앞장섰다.

이 회사는 2021년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전면 없앤 ‘에코(ECO)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에코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트레이와 캔 햄의 플라스틱 뚜껑을 제거하고, FSC(국제산림관리협회) 인증을 받은 종이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케이스를 사용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합리적인 구성에 친환경적 가치를 담은 추석 선물세트를 구성했다”며 “고마운 분께 감사한 마음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함께 선물하는 착한 선물세트를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친환경 농산물 포장 지침서'를 마련해 친환경적 포장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소개하는 등 자원 낭비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환경부]
환경부는 '친환경 농산물 포장 지침서'를 마련해 친환경적 포장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소개하는 등 자원 낭비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환경부]

한편, 환경부는 지난달 ‘친환경 농산물 포장 지침서’를 마련해 공개했다. 지침서에는 친환경적 포장을 할 수 있도록 포장재의 재질(종이, 합성수지), 재료(고정재, 완충재, 띠지, 스티커) 등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재활용이 쉬운 종이 포장방법 등을 소개했다.

또 농산물 품질 규격에서 정하고 있는 과일용 골판지 상자의 표준규격과 품질기준을 과도하게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해 자원 낭비를 줄이도록 했다.

환경부는 이번 농산물 포장 지침서가 농가 및 유통업체에서 농산물을 포장하거나 명절 선물 세트를 출하할 때 참고해 친환경적인 농산물 포장 문화로 정착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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