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젠지, 기아-디플러스기아, 벤츠코리아-SKT1 각각 파트너십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회적 반향이 뜨겁다. 비단 사회만이 아니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그들이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와 트렌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소득은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자산 축적에 몰두한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전략으로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의 판을 바꾸기도 했다. 직장 내에서는 '할 말은 하는' 당찬 샐러리맨이지만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선호한다. '꼰대'로 대비되는 기성세대와 각을 세우는 것 같지만 때로는 '뉴트로'에 열광하며 과거와의 대화에 나서기도 한다. 그야말로 지금은 'MZ시대'다. <뉴스캔>은 2023년 기획시리즈를 통해 생활 곳곳에서 MZ세대의 역할과 기대, 미래를 점쳐본다. [편집자 주]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e-스포츠 마케팅'으로 MZ(2030세대)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e-스포츠는 다양한 유명 온라인게임을 주축으로 한 프로리그가 진행되는 만큼, 글로벌 청년층의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는 스포츠 카테고리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어 온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월드 챔피언십'은 현 MZ세대의 최대 관심사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어, 국내외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10년 넘게 e스포츠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게임이다. 글로벌 월별 이용자만 1억 명에 달하고, 롤드컵 등 세계대회 결승전의 동시 시청자 규모만 500만 명을 넘어선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도 MZ향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이러한 e-스포츠 채널을 목표로 삼은 모양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 완성차 3사는 지난 10일 우리나라에서 개막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23(이하 롤드컵)'에 출전한 국내 프로팀과 광고 파트너십을 맺으며 기업 홍보에 적극 나섰다.

이들 3사는 내달 19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되는 올해년도 롤드컵을 맞아 국내 프로팀에 대한 스폰서십을 진행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의 이러한 MZ 마케팅은 디지털과 전기차 등 첨단테크에 민감한 청년층 고객을 포섭하는 한편, 기업에 활력과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현대자동차와 프로게임단 젠지는 홍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롤드컵2023 대회에서 협업을 진행한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프로게임단 젠지는 홍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내달 19일까지 진행되는 롤드컵2023 대회에서 협업을 진행한다. [사진=현대차 제공]

우선 현대차는 이번 롤드컵에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첫 시드로 출전하는 프로게임단 젠지(Gen.G e스포츠) 후원에 나서며 MZ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젠지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착용하는 공식 유니폼에 현대차 로고를 노출시켜 브랜드 홍보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현대차와 젠지의 인연은 두텁다. 앞서 지난 3월에도 현대차와 젠지는 2023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한 데 이어,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양측이 협업해 '캐스퍼 아트카'를 홍보한 바도 있다.

현대차와 젠지는 '깨워봐 내 안의 미친폼'이라는 캠페인 구호를 앞세우고 있다. 젠지 프로팀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함축한 '내면 속 숨겨진 자신만의 힘'을 강조하며 e스포츠 분야를 넘어 MZ세대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젠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 리그 3연속 우승팀으로, 최근 가파른 상승흐름을 타고 있어 이번 롤드컵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두 브랜드가 2030의 주목도가 매우 높은 롤드컵에서 콜라보(협업)를 하게 돼 마케팅 시너지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LCK(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리그) 우승팀 출신인 젠지의 롤드컵 우승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기아는 지난 2021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국내 리그인 LCK에서 활동 중인 '디플러스 기아'를 후원 중이다. [사진=기아 제공]

기아차는 LCK 4번째 시드로 출전하는 디플러스 기아(Dplus KIA)를 지난 2021년부터 후원해 왔다. 이와 함께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국위선양한 e스포츠 국가대표팀을 후원한 바도 있다.

디플러스 기아는 지난 2020년 롤드컵 무대에서 글로벌 팀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을 선보이며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는 팀이다. 

기아는 디플러스 프로팀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는 한편, 해외 e스포츠 팬들에게 기아차의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e스포츠 팝업스토어를 론칭해 MZ 팬층과의 접점 확대에도 나서기도 했다. 기아 관계자는 "e스포츠 글로벌 시장 규모는 9조 원 수준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그 만큼 롤드컵에 MZ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번 (롤드컵) 대회를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SK텔레콤 T1의 리그오브레전드팀을 공식 후원한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벤츠코리아는 지난 5월부터 LCK 2시드 출전팀이자 국내외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SK텔레콤 T1을 후원 중이다. 벤츠코리아가 e스포츠 프로팀을 공식 후원한 첫 사례다.

지난 8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전동화 전략을 국내에 첫 공개하는 쇼케이스 행사에 T1의 '페이커(faker)' 이상혁 선수가 참석해 행사장이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벤츠코리아는 e스포츠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성적과 기록을 달성한 이상혁 선수에게 자사 럭셔리 전기차 세단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를 지원하기도 했다.  

T1은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id-Season Invitational; MSI)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 로고가 부착된 유니폼 착용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 말까지 벤츠코리아의 공식 후원을 받게 된다. 또한 벤츠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 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왼쪽)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상혁 선수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이사회 의장 올라 칼레니우스(오른쪽)와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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