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다니엘스, 로얄살루트, 탈리스커 '한정판 러시'에 MZ 수요 급증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최근 MZ(2030세대) 사이에서 위스키가 대유행을 타고 있다. 저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주나 맥주 대신 다양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위스키가 청년층 음주문화에서 새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다.

위스키는 주요 브랜드들의 오랜 업력과 역사, 브랜드가치로 인해 MZ들 사이에서 '힙한 술'로 인식되고 있다. 단순히 음주 행위를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위스키라는 주류 장르의 사조(思潮)를 이해하며 고유의 맛과 향을 음미하는 등의 심미적 요소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위스키 소비량도 MZ를 중심으로 급증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1~9월) 위스키 누적 수입량은 2만4968톤(t)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위스키 총 수입량이 2만7038톤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4분기 물량까지 더한 위스키 총 수입량은 작년 수준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위스키 수입량이 역대 최고점을 찍은 지난 2002년(2만7379톤)을 돌파할 공산도 커 보인다.

위스키 소비량은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쭉 하락세를 걷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면서 반등 흐름을 맞았다. 술집을 가는 대신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했고, 기성 주류인 소주나 맥주 대신 위스키 등 새 주류에 대한 MZ의 관심이 증폭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MZ 선호도가 높은 '하이볼'(위스키+토닉워터 또는 탄산수) 소비량이 늘어난 것도 위스키 열풍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하이볼에 들어가는 위스키는 대부분 중저가로 알려진 만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MZ들에게 특히 소구력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 자동차 레이싱팀 맥라렌의 감성을 담은 '잭 다니엘스'


잭 다니엘스 x 맥라렌 한정판. [사진=한국브라운포맨 제공]
잭 다니엘스 x 맥라렌 한정판. [사진=한국브라운포맨 제공]

이렇듯 위스키의 국내 소비량이 늘고, 관련시장도 확장기에 접어들자 해외 위스키사들이 국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중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하이볼을 시작으로 MZ 수요 열풍을 타면서, 글로벌 위스키사들이 국내 시장을 정조준한 마케팅을 펴고 있다. 이들은 단순 판촉이 아닌 자동차, 패션, 친환경 등을 키워드로 한 컨셉 위주의 홍보로 MZ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미국 위스키의 대명사로 불리는 잭 다니엘스는 하이엔드 스포츠카와 레이싱에 관심이 많은 MZ 남성들을 집중 겨냥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잭 다니엘스는 지난 16일 세계 초고속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레이싱팀인 '맥라렌'과 협업한 한정판 위스키(잭 다니엘스x맥라렌)를 GS25 편의점에 단독 출시했다.

앞서 잭 다니엘스와 맥라렌 포뮬러1팀은 공동 브랜드가치인 '독립성, 진정성, 대담함'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세우며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잭 다니엘스x맥라렌 한정판도 양사의 브랜드가치를 앞세워 청년 남성 고객층을 겨냥하기 위한 전략 상품이다.

잭 다니엘스x맥라렌은 고유의 부드럽고 스모키한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잭 다니엘스와 맥라렌 레이싱 창립자인 잭 다니엘과 브루스 맥라렌을 기리는 특별 패키지로 구성돼 양사의 '팬심'을 자극한 것이 특징이다. 잭 다니엘스 위스키의 기존 프레임에 맥라렌을 상징하는 색상과 형상을 덧대며 시각적인 요소에 방점을 뒀다는 게 잭 다니엘스 측 설명이다.

잭 다니엘스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한국 위스키 시장이 지난 2021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한정판 위스키 출시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위스키와 레이싱의 조합은 MZ 남성들의 감성 코드와도 상당부분 맞닿아 있어, 잭 다니엘스x맥라렌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 '독보적 디자인' 로얄살루트부터 '친환경 슬로건' 탈리스커까지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 퀸 에디션 2' 2종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제공]

이달 초 발매된 페르노리카코리아의 한정판 위스키인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 퀸 에디션 2'도 독보적인 보틀·외장 디자인으로 MZ의 시선을 끌고 있다.

리차드 퀸 에디션은 영국 패션 디자이너인 리차드 퀸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으로, 리차드 퀸의 시그니처로 잘 알려진 꽃잎과 도트(점)가 위스키 보틀 디자인의 핵심이다. 해당 에디션은 '오렌지 로즈'와 '데이지' 등 두 종류로 출시됐다.

특히 이번 한정판은 리차드 퀸의 디자인과 로얄살루트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의 블렌딩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망고, 바나나 등 풍부한 과일향에 스모키한 풍미까지 더해져 위스키를 음미하는 즐거움을 높였다.

이달 초 리차드 퀸 에디션 론칭 행사에서 로얄살루트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미구엘 파스칼 전무는 "위스키와 패션의 혁신적인 만남으로 대표되는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 퀸 에디션 2'는 그 만남 만큼이나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풍미는 물론 높은 소장가치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한다"라며 "위스키와 패션이라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파격적인 협업으로 위스키 애호가는 물론 뉴 럭셔리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MZ 고객층으로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위스키 '탈리스커 와일더 씨 팔리 에디션'. [사진=디아지오코리아 제공]
최근 MZ 고객층으로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위스키 '탈리스커 와일더 씨 팔리 에디션'. [사진=디아지오코리아 제공]

'환경보호'를 슬로건으로 내건 위스키 브랜드도 있다.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인 탈리스커는 지난 8월 해양 보호 단체인 '팔리 포 더 오션스'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 '탈리스커 와일더 씨 팔리 에디션' 한정판을 출시하고 현재 국내 판매에 한창이다.

'탈리스커 와일더 씨'는 보틀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바다와 해안선 일러스트를 담은 재활용 커버용지를 비롯해 재활용 보틀까지 친환경 제조공법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보틀의 경우 100% 바이오 연료로 제작됐고, 별도의 포장박스 없이 판매된다. 아울러 넥 태그 또한 재활용 용지가 활용됐고, 라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라믹 장식이 적용됐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국내 MZ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인 셈이다.

탈리스커 한정판은 브랜드 최초로 '프렌치 오크 XO 코냑 캐스크'에서 숙성된 싱글몰트 스카치로, 자두·건포도를 졸인 과일향과 스모키한 풍미가 어우러진 위스키다. 고유의 부드러움에 깊이감까지 더해졌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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