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세계 2위 굴 생산국...굴 패각 매년 30만 톤 달해
지난해 ‘산업폐기물’서 제외...대기업·스타트업 ‘자원화’ 나서
‘굴 방파제·수질필터제’ 해외사례 눈길...‘환경 보호·산업 자재’

​해양쓰레기로 취급 받던 굴 껍데기가 수산부산물 재활용 소재가 되면서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이를 활용한 기술 개발과 제품 확대에 나서며 재로운 자원이 되고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해양쓰레기로 취급 받던 굴 껍데기가 수산부산물 재활용 소재가 되면서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이를 활용한 기술 개발과 제품 확대에 나서며 새로운 자원이 되고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뉴스캔=신아랑 기자] 그동안 처치 곤란으로 해양쓰레기 취급을 받던 굴 껍데기가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굴 생산국인 만큼 매년 약 30만 톤에 달하는 굴이 폐기된다. 하지만 일부만 사료와 비료 등으로 활용되고 연간 약 23만 톤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굴 껍데기가 적재·방치돼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특히 쌓여가는 굴 껍데기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벌레는 지역 주민과 생산자 간의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에 긴 시간 이어진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 지역 도의회, 지역민 등은 패각처리 촉구안을 의결해 단체장 주요건의 등을 통해 정부에 지속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산업폐기물로 지정돼있던 굴 껍데기를 임시방편으로 해양배출해역 투기를 허용했으나 해양 오염 심화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원활한 폐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소각·매립을 통한 패각처리도 시도했지만, 일부 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대가 빗발치면서 사실상 패각처리 경로가 차단된 상태다. 

국내 대기업이 나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적극 활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광양제철 등 대기업들은 천연 패각의 탄산칼슘을 석회석 대체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기존 ‘폐기물관리법’의 엄격한 규제에 막혀 굴 껍데기가 고부가 소재로 재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수산부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굴 껍데기가 산업폐기물에서 제외되면서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굴 패각을 포함해 어획·양식·가공 등의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산부산물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 굴 껍데기가 새로운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 ‘재활용’ 소식에 대기업·스타트업 제품 개발 ‘활발’


국내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신기술을 개발하며 굴 껍데기 활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굴 껍데기를 석회석 대체재, 화장품, 의약품 및 식품첨가물 원료 등으로도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제철 공정 부원료로 재탄생시켰다. 이들 기업은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그 결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했으며, 이에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철강업계가 제철 공정에서 패각을 재활용하게 됨으로써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연안어촌지역의 새로운 소득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굴 껍데기가 도자기 면과 같은 친환경 합성 신소재 개발부터 탄산칼슘 추출 기술, 탈황소재, 제철소 소결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굴 껍데기가 도자기 면과 같은 친환경 합성 신소재 개발부터 탄산칼슘 추출 기술, 탈황소재, 제철소 소결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실제로 해안 일대에서 방치되고 있는 굴 껍데기를 세척, 분쇄, 정제, 혼합, 성형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유백색 도자기의 표면과 같은 친환경 합성 신소재로 업사이클링 한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에 나선 사례도 있다.

토이앤즈는 최근 케이컬쳐 상품인 달항아리 인센스(향) 홀더를 출시해 신세계 면세점과 국립중앙박물관 매장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일본 Z-Mall, 미국 아마존과 싱가포르 소피 등 해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의 PMI바이오텍은 소성방식이 아닌 용해방식으로 굴 껍데기에서 탄산칼슘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렇게 하면 불에 태우는 방식보다 추출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꿀 껍데기로 만든 친환경 페인트가 출시되는 등 굴 껍데기를 활용한 제품 출시와 함께 탈황소재, 제철소 소결재 등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 한발 앞선 해외 굴 활용 사례 ‘눈길’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굴 껍데기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미국 뉴욕,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는 굴로 방파제를 조성했다.

그중에서도 방글라데시 남쪽 쿠투브디아 섬​은 2014년부터 굴 암초로 방파제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후 해안 침식이 54%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양환경 보호 효과와 함께 산업 자재로 효과를 증명했다.

미국은 체사피크만 인근에 25억 개의 굴 패각을 살포해 해양정화, 암초 복원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영국과 네덜란드는 해양수산생물 인공서식지 조성을 통한 종 복원 및 수질필터제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굴이나 조개 껍데기 같은 패각을 어장저질 개량제, 증식초, 토목재료 등 공공사업에 적극 사용 중이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