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품 하나 없는 닌텐도의 성공전략 "시든 기술의 수평사고"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가한 닌텐도의 부스 [사진=비포어마리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가한 닌텐도의 부스 [사진=비포어마리오] 

복잡한 경영환경에서 반드시 맞닥뜨리는 위기 중 하나는 경쟁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한번쯤은 주력제품을 놓고 경쟁사와의 피말리는 ‘눈치작전’을 펼쳐보지 아니한 기업은 없다. 특히 시장의 파이가 포화된 상태에서의 경쟁에서라면 경쟁사의 약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네거티브 전략도 난무한다.  

과거 소니와의 정면승부를 펼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닌텐도의 위기극복 전략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크다. 닌텐도의 이와타 사장은 자신의 성공전략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말한다. 

“지금껏 게임에 친숙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이 닌텐도의 핵심전략입니다. 어머니들이 폭력성을 자극하는 게임기가 거실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 것을 보고, 게임 산업의 미래는 부모의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는 데 달려있다고 판단해 건전한 게임 개발에 주력한 점이 주효했죠.”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닌텐도는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는 1위 탈환에 성공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맹렬한 속도로 2위 자리로 치고 올라오던 터였다. 닌텐도로선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는 과거 게임 개발에 실패한 사람들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사내에서 외면받던 직원들을 모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의 이 같은 체질개선 전략은 적중했다.

그러나 닌텐도의 창업자 손자인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이 2002년 협력사인 할(HAL) 연구소 소장이었던 이와타 사토루를 CEO로 영입하면서 닌텐도의 위기극복 역사는 시작되었다.

당시 42세의 이와타는 협력업체 출신이어서 회사내 지지기반이 약하고 직원들을 이끄는 구심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까지 낳았지만, ‘조용한 혁신’을 위기극복 패러다임으로 삼으며 닌텐도의 체질개선을 추구했다.

우선 그는 조직 구성원을 과거 게임 개발에 실패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개발실패로 사내에서 외면받던 직원들을 모아 사장 직속의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준 것인데, 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어 ‘기술지향적’인 제품개발 로드맵을 ‘고객 지향적’으로 전환하도록 임직원들을 설득했고 결국에는 그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의 이같은 체질개선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닌텐도는 ‘닌텐도DS’ ‘닌텐도wii’ 등의 잇따른 히트작을 배출했고 취임이전보다 매출 3.6배, 순이익은 4배나 성장한 기업이 됐다. 

닌텐도의 창업주 야마우치 후사지로 [사진==비포어마리오] 
닌텐도의 창업주 야마우치 후사지로 [사진==비포어마리오] 

이와타는 평소 “미래에 대해 철저하고 자세하게 설명하여 임직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는 말로 자신의 경영자론을 피력하곤 했다. 오늘의 닌텐도를 있게 한 원동력은 닌텐도 경영자들이 ‘수평적 사고’를 중시했다는 점이다.  

사실 ‘닌텐도 게임기’가 탄생한 배경도 사장의 운전기사가 내뱉은 한 마디 말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닌텐도는 초창기 게임기가 아닌 화투를 주력상품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고 급기야 회사는 빚더미에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야마우치 후사지로 사장(닌텐도 창업주)의 운전기사인 요코이(도시샤공대의 성적 불량 졸업생이었다고 한다)는 사장에게 불쑥 이런 말을 건넨다. 

“사장님, 전자계산기처럼 생긴 (액정 화면) 게임기를 만들면 잘 팔리지 않을까요?”

이 한 마디를 마음속에 새긴 야마우치는 1980년 액정 화면 게임기인 ‘게임&워치’를 만들었고, 이 게임기가 세계 휴대용 게임기의 효시가 되면서 ‘닌텐도 DS기'나 닌텐도Wii'와 같은 ‘걸작’의 탄생을 이끌었다. .  

그런데 첫 게임기인 ‘게임&워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의미있는 순간이 하나 있다. 게임기의 액정을 공급해준 협력회사 얘기인데, 1970년대 ‘덴타쿠(전자계산기) 전쟁’에서 카시오에 참패했던 샤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성적 불량 졸업생인 운전기사의 말을 들은 것이나, 이처럼 나락으로 치닫던 샤프와 손잡은 것이나 모두 닌텐도의 경영자들이 탁월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시든 기술의 수평사고.” 

훗날 운전기사 출신인 요코이가 말한 닌텐도의 성공비결이다. 엄청난 ‘발명품’ 하나도 없는 닌텐도지만 경영자들의 수평적인 사고로 인해 닌텐도는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다.  

◆ 스티븐 코비가 말하는 위기극복 CEO의 7가지 습관

세계적인 경영 베스트셀러《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이자 경영석학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수 차례 강연을 통해 ‘위기시대 살아남는 CEO들의 습관’을 강조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김영사]
 [사진=김영사]

△ 습관 1: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

위기의 시대에 있는 CEO들이 이를 기회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조직구성원들 간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봐야 한다. 허심탄회한 토론을 열어 기업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공통으로 모색해 봐야 한다는 것. 얼핏 보기에 위기 해결책으로는 ‘작은 방법’처럼 보일지 모르나 이것이 결국에는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된다.

 

△ 습관 2: 그레이트 리더십을 가져라

위기시대에는 주목받는 리더십도 달라진다. 코비 박사는 이를 ‘위대한 리더(Great Leader)’라는 패러다임으로 정리했다. ‘위대한 리더’는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구성원들로 하여금 최대한 자신들의 재능과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 습관 3: 긴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처리하라

기업 CEO로서 업무의 앞뒤 순서를 잘 정하는 일도 위기국면에서는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시간 관리의 중요함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한 탓인데, ‘긴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매달려야 한다. 

 

△ 습관 4: 도덕적 권위를 가져라

리더십은 도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부조직원들의 절대적인 신뢰감으로부터 나오는 게 리더십이라고 볼 때 기업 CEO는 철저하게 정직하고 투명함으로 도덕적인 권위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 습관 5: 직원들이 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들어라

위기상황에 처한 기업의 CEO일수록 직원들이 말하는 ‘내면의 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과거처럼 경영진이 기업실적의 모든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업의 문화나 팀(Team)도 동반 책임져야 한다. 

 

△ 습관 6: 기업간 파트너십을 활용하라

불황 탈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중 하나로 ‘기업간 파트너십’이다.  시너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최악의 상황에 대한 위험을 줄여준다는 이유에서다. 

산업화 시대가 리더의 명령과 통제에 의한 ‘수직적인 경영’이었다면 정보화 시대인 21세기는 상호 의존성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수평적인 경영’, 즉 파트너십 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 습관 7: 끊임없이 쇄신하라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CEO 자신은 끊임없이 쇄신해야 한다. 본인은 물론 기업 구성원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눈앞에 닥친 급한 일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인 전망을 기획하며 자신의 심신을 단련하는 기업 경영자의 모습을 가져라. 

김진욱 뉴스캔 발행인
김진욱 뉴스캔 발행인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