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극박 생산기지, 3만6000톤 규모 생산·2025년 완공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 ‘고체 전해질’ 파일럿 설비 구축

[편집자 주]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기업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특히 전통 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뉴스캔>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금융·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장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기업들을 조명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의 확장이 LG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기업들보다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고부가 소재 개발과 함께 롯데 화학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애초 제시한 2030년까지 전지소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의 역량 확대를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반고체·전고체 리튬메탈배터리에 사용되는 고분자계 고체전해질 기반 ‘분리막 코팅소재 제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국내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이 기술은 배터리의 내구성을 개선하고 리튬메탈음극재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미국 켄터키주에 연간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생산기지도 짓는다. 양극박은 알루미늄을 얇게 가공해 만드는 소재를 뜻한다. 롯데알미늄과 미 중부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 근처에 합작법인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미국 전지 소재 법인과 롯데알미늄 미국 법인은 각각 7대 3 지분으로 참여, 총 3300억원을 투자한다.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알미늄은 국내 안산(1만2000톤), 헝가리 1·2공장(3만6000톤)을 포함해 연산 8만4000톤의 생산량을 갖추게 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양극박은 인근 SK온과 포드 간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에 납품된다. 이렇게 예상되는 연 매출은 3000억원에 이른다. 

롯데케미칼 측은 “전지소재를 포함해 수소에너지 및 리사이클 등 미래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전기차부터 배터리, 소재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핵심 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 확대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와 주요 참석자들이 5일 익산 2공장에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 착공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제공]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와 주요 참석자들이 5일 익산 2공장에서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파일럿 설비 착공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제공]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소재를 키우기 위해 생산 설비도 확대한다. 롯데케미칼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트리얼즈는 최근 전북 익산2공장에 150억원을 들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생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를 착공했다. 2018년부터 고체전해질 연구를 시작한 회사는 익산2공장 부지 1619㎡를 활용, 6월 말까지 연산 최대 70톤 규모의 파일럿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시험 가동, 안정화 단계를 거쳐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국내외 전고체전지 관련 기업에 샘플을 공급하고 2025년 내 공급 계약을 따낸 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12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확장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부가 소재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5%인 고급 동박 판매 비중을 내년 10% 수준으로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의 저가 동박과 비교해 고강도·고연신 특성을 갖는 하이브리드 동박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과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인 만큼 생산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애초 2024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스페인 공장 건설 일정을 2025년에 완공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공장 생산능력도 2만5000톤에서 3만톤으로 증대하면서 투자 예정 금액도 600억원 오른 5600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연산 6만톤 규모인 생산능력을 말레이시아 5·6공장 증설로 내년 8만톤까지 늘리고 2028년까지는 24만톤까지 확대한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전해액 유기용매 원료인 에틸렌카 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추가로 에틸메틸 카보네이트(EMC)와 디에틸 카보네이트(DEC)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케미칼은 한국에서 유기용매 원료 4종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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