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제작 가구 ‘커스터마이징’ 주목…제품군 강화
건축 스타트업에 10억 투자…신사업 활로 찾는다

[편집자 주]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기업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특히 전통 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뉴스캔>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금융·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장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기업들을 조명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커스텀 식탁 ‘아르떼 컬렉션’. [사진=현대리바트 제공]
커스텀 식탁 ‘아르떼 컬렉션’. [사진=현대리바트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인 현대리바트가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역대 최대 매출(1조5857억원) 달성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은 199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위축과 함께 혼인과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1만753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2년 혼인 건수 역시 19만2000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가구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동산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단기간에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현대리바트는 브랜드 개별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가구인 ‘커스터마이징’에 주목하며, 제품군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리바트는 최근 식탁의 상판과 다릿발의 디자인과 사이즈를 직접 선택해 188가지에 이르는 개인 맞춤형 조합이 가능한 커스텀 식탁 ‘아르떼 컬렉션’을 내놨다.

현대리바트 측은 “국내 가구 기업 중 다양한 세라믹의 크기와 모양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 세라믹 가공 센터를 갖춘 곳은 당사가 유일하다”며 “자체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200여 종에 가까운 조합이 가능한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 가구인 ‘꼼므 키즈’ 라인도 눈에 띈다. 지난해 6월 리뉴얼 이후 ‘아이 책상 의자 세트’ 모든 모서리를 라운드 처리해 안전하게 만들었다. 책상 너비를 120㎜로 설계해 과외 선생님과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게 했다. ‘슬라이딩 전면 책장’은 하단 레일에 스토퍼를 설치해 끼임 사고 가능성을 줄였다. 전 제품은 자연의 상태와 비슷한 수준의 ‘E0 등급’ 친환경 목재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3월부터 봄철 이사와 신학기 등의 행사가 몰려있는 만큼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 수요를 끌어모아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영유아용 가구를 대상으로 ‘포켓몬 에디션 페셜 페스타’ 프로모션을 한다. 내달 말까지 ‘포켓몬 에디션’ 3종 이상을 구매한 고객에게 H.포인트 5만 포인트를 환급해주는 행사다. 이외에도 혼수 특수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 스타트업에 10억 투자로 신사업 활로 개척


스페이스웨이비 모듈하우스. [사진=현대리바트 제공]
스페이스웨이비 모듈하우스. [사진=현대리바트 제공]

이뿐만 아니라 신생기업(스타트업) 투자로 신사업 개척에도 나선다. 기존 아파트 빌트인 및 리모델링 중심의 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듈러하우스로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리바트는 모듈러 주택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에 1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는 계약을 맺고, 특화 인테리어 패키지 개발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인터넷을 이용한 모듈러 주택 서비스를 본격 가동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홈페이지로 원하는 사양을 선택해 취향에 맞는 주택을 주문할 수 있다. 이렇게 주문한 주택은 경기 화성에 있는 이 업체 공장에서 만들어 원하는 장소에 기초 공사를 하고 설치해 준다.

모듈러 건축이란, 건물의 벽체를 포함한 전기, 수도, 창호, 기본 마감재를 공장에서 70~80% 사전 제작 후 현장으로 옮겨 블록을 끼워 맞추듯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건설 폐기물 발생량이 현저히 적은데다, 건축 소요 시간과 인력 투입도 적어 세계적인 차세대 친환경 건축 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관련 시장 규모를 2조4000억원을 추정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모듈러 공공임대 주택이나 학교 개축, 리모델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는 세계 조립식 건설 시장 규모가 2022년 193조원에서 2032년까지 37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현대리바트는 리모델링 브랜드 ‘집테리어’를 활용, 모듈러하우스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일반 가구를 비롯해 스페이스웨이비의 모듈러하우스 개발 기술과 접목한 고품질의 모듈러하우스 패키지를 만들 계획이다. 추가로 고객의 특성과 용도를 분석해 워케이션형, 캠핑형, 펫팸족형 등 다양한 공간 모듈에 가구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공동 개발하고, 유통 판로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대리바트 측은 “당사의 강점인 가구 제조 및 인테리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확대 차원에서 모듈러하우스전문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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