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1공장 완공 후 2년 만에 2공장 건설 결정
오너 3세, 신사업 발굴 주력…핵심은 ‘바이오’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기업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특히 전통 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뉴스캔>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금융·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장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기업들을 조명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된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된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식품기업들이 기존 사업과 함께 신사업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중 글로벌 메이저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삼양라운드스퀘어(구 삼양식품)은 더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라면 공장 증설에 나선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라면 시장 규모는 5년 전보다 52% 증가한 약 50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미개척지인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또 현지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정에서 라면을 한 끼 식사로 만드는 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건설에 총 1643억원을 투자한다. 연면적 3만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밀양1공장보다 진화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완벽한 식품안전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내 완공 시 연간 최대 5억6000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 익산, 밀양1공장)에서 약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은 완공 후 미주 시장을 겨냥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며, 밀양1공장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수출 볼륨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양식품은 2022년 5월 밀양1공장을 완공했다. 삼양식품은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체 매출액은 2021년 6420억원에서 2022년 9090억원, 지난해 1조1929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은 착공 기념식에서 “밀양2공장은 생산혁신에 초점을 맞춰 신속한 대량생산뿐만 아니라 자동화, 효율화, 지능화 관점에서 더욱 진화한 설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밀양1공장, 2공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는 초격차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식품 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바이오’ 발굴 주력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제공]

식품 이외 다른 사업군 찾기에도 여념이 없다. 기존의 사업구조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중 눈에 띄는 발굴 분야는 ‘바이오’다. 고령화가 길어질수록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을 예측해 의약품, 헬스케어 제품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연구개발 조직 노화연구센터와 디지털헬스연구센터를 신설한다. 이번 조직 변화는 오너 3세 장남인 전병우 전략총괄 상무가 이끌 것으로 전해지며, 이미 센터장 등 박사급 인력 모집에 나섰다.

노화연구센터는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소재를 식품에 적용하는 연구에 집중한다. 센터장 모집 공고에 표기된 노화연구센터장 업무는 노화 관련 유망 소재 도입‧타당성 평가, 개발 소재 사업화 추진, 노화연구 관련 국책과제 연구 업무 등이다.

디지털헬스센터 경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연구를 담당한다. 관련 외부 업체와 협력해 식품과 헬스케어를 결합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근 바이오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본업인 식품에 건강 관리를 도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2018년 삼양식품은 사업목적에 ‘교육 서비스업’을 추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강원도 평창에 있는 연수원의 식당, 카페, 편의점, 목장체험 숲길 등을 리모델링을 했고, 현재 교육기관 임대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해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폐막까지 자원봉사자 숙소로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와 소비 불안, 저출산 등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 먹거리 개발을 준비하고 있어 식품업계의 사업영역은 갈수록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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