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초격차‧새로운 70년’ 큰그림
조직개편으로 헬스케어‧모빌리티 강화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고 그것은 성장동력을 갉아먹어 왔다. 이를 타개 하기 위해 기업들은 신사업을 육성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특히 전통 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뉴스캔>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금융·유통·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장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기업들을 조명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삼성화재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타운’ 전경. [사진=삼성생명 제공]
삼성화재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타운’ 전경. [사진=삼성생명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이문화 대표의 ‘초격차’와 ‘새로운 70년’이란 경영 구상에 맞춰 지난해 장기 보험부문 산하에 헬스케어사업팀을 새로 꾸리고, 자동차보험부문 산하에 모빌리티기술연구소와 특화보상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장기보험과 연관된 헬스케어 사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적극 추진할 전망이다. 헬스케어는 가입자가 활동량, 영양 상태, 수면시간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건강상태 분석, 건강검진 예약 등 다양한 건강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관련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연평균 15.4%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시장은 연평균 16.4%로 글로벌 성장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다. 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산한 디지털 헬스케어 매출액은 2025년 6570억달러(약 878조원)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발전하기 시작한 2021년 대비 약 145% 성장한 수치다.

이처럼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잇따르면서 삼성화재는 2022년 5월 건강보험 가입자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인 ‘애니핏 플러스’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이번 개편은 운동에 대한 흥미를 높여 사용자들이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개선도 이뤄졌다. 특히 메인 화면은 운동기록, 미션 달성, 챌린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전면 개선했다.

또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앱에 일일이 접속하지 않아도 챌린지 현황을 쉽게 볼 수 있는 위젯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건강검진 결과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16가지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건강 체크는 맞춤 보장 보험 설계와 연계돼 새롭게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상품 출시 등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기준 이상의 걷기를 실천할 때 보험료를 깎아주는 ‘애니핏 착한걷기 할인특약’의 대상자를 넓혀 카카오페이 만보기 이용자들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 확장”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 [사진=삼성화재 제공]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 [사진=삼성화재 제공] 

아울러 장기보험 사업과 더불어 자동차보험의 신성장 동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보험은 삼성화재의 두 번째 핵심 사업으로 여기에 신설된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기존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모빌리티뮤지엄이 통합된 조직이다. 기존 조직을 통합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능을 더 강화한 셈이다. 

해당 연구소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사고를 보상하는 보험 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시나리오와 과실 비율을 산정하면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시험·연구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레벨3 자율주행차(양손을 놓고 주행 가능한 수준)에 맞춘 보험이 출시돼 있다.

기존 자동차 사고와 같이 자동차 소유주의 보험으로 1차 책임을 지고 이후 사고 원인에 따라 제작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상반기 중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을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화보상팀 경우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한의원·병원 등을 집중관리 한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장기보험 채널에서는 영업 이슈를 창출하고 효율을 기반으로 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 채널에서는 사업비 구조 혁신으로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 유지 및 업계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상품,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 중심의 경영 프로세스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보험을 넘어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을 확장해 고객의 모든 일상생활을 함께하며, 고객이 먼저 찾게 되는 삼성화재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화재는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젊은 경제활동 인구가 많아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보험 수요·공급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 가입률은 2.3%, GDP 대비 손보 가입률은 0.7%를 기록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베트남에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지 고객 대상 손해보험 상품을 늘리고 있다. 아울러 2017년 베트남 보험 시장 투자 확대를 위해 베트남 국영 기업인 베트남석유공사가 설립한 손해보험사 ‘피지코’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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